[뉴스핌=강소영 기자] 예상을 밑도는 낮은 수익성, 소비시장 위축, 낮은 소비의식 등으로 중국 시장이 점차 매력을 잃으면서 중국을 떠나는 외국 기업이 빠르게 늘고있다.
중국 경제뉴스 전문 포털 텐센트재경(騰訊財經)은 최근 몇년 소비품 시장을 위주로 외국계 기업의 중국 시장 포기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외자기업의 중국 엑소더스는 분야와 국적을 가리지 않고 늘어나고 있다.
새해들어 프랑스 화장품 업체 로레알이 자사 중저가 브랜드 '가르니에'의 중국 철수를 선언했고, 미국 화장품 업체 레블론(Revlon)도 실적부진을 이유로 중국 시장 철수를 발표했다. 2013년에는 독일 메트로그룹이 전자제품 전문매장 미디어막(Mediamarkt)의 중국 사업장을 폐쇄했다.
이보다 앞서 세계 최대 전자제품 판매업체와 건축자재 전문업체인 베스트바이(Bestbuy)와 홈데포(Homedepot)도 중국 시장포기를 선언하는 등 최근 몇년 중국 시장을 떠나는 외국기업이 눈에 띄게 늘고있는 것.
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열기도 빠르게 식고있다. 2013년 1~11월 중국 시장에 신규 진출한 외국계 기업은 전년 동기 대비 9.2%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자본의 대 중국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도 4.7%에 그쳤다. 지난 2012년 외국자본의 대 중국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14.5%에 달했다.
과거 세계 각국의 기업이 13억명 소비자를 겨냥해 경쟁적으로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던 것과 달리, 최근 시장 철수 사례가 느는 것은 각종 기업비용 상승으로 매출 대비 수익성이 낮은데다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소비시장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례로 아시아 맥주시장에서 중국 시장의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71%나 차지하지만, 순이익 비율은 17%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시장이 '덩치'만 컸지 실속이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평가도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
화장품 시장을 보면 중국의 화장품 시장의 성장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중국인 한 명이 평균적으로 소비하는 화장품 양은 세계 평균 수준의 1/3, 일본의 1/20에 그친다.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개인의 소비규모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55% 수준인데 반해 중국은 35%에 불과하다.
지적재산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점도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외국 기업이 중국 시장을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되고있다. 대만 여성의류 브랜드 다프네(daphne)는 정식 수입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혹은 불법 복제돼 중국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다프네 상품의 매출액은 공식 인터넷상점 매출액의 4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빈번해지고 있는 다국적 기업의 중국 시장 철수 선언은 중국 소비시장 위축의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돈' 냄새에 민감하고 위험관리 능력이 뛰어난 외국 기업이 연이어 중국 시장을 떠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중국 경제성장 보고서'를 통해 2013년 중국의 소비품 소매총액 증가율이 2012년보다 2%p 떨어진 1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 1~3분기 중국 도시주민의 평균 가처분소득 증가율도 지난 몇년에 비해 크게 떨어져 10%를 밑돌 것으로 예측됐다. 2013년 수출입증가율 역시 7.6%에 그쳐 연속 2년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
텐센트재경은 수출과 투자 감소 등 각종 여건이 중국의 소비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소비시장 살리기에 실패한다면 중국 경제도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