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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TV시장 키워라...삼성-LG, 中·日의 '샌드위치' 우려

기사등록 : 2014-01-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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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日, 추격하는 中, 뒤쳐진 韓

삼성전자의 105인치 곡면 UHD TV
[뉴스핌=송주오 기자] 최근 TV시장이 뜨겁다. 올해 월드컵과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들이 잇따라 개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지난 2년 간의 부진을 씻고 TV시장이 모처럼 활황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UHD TV가 있다.

UHD TV에 대한 세계 가전업계의 관심은 '2014CES'에서도 확인됐다. 삼성과 LG가 나란히 105인치 곡면 UHD TV를 선보였다. 일본은 한 발 더 나아가서 UHD TV전용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기술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UHD TV 시장에서 일본, 중국 업체에 뒤져 고전하고 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세계 최대 크기와 최고의 기술력을 삼성과 LG가 자랑할지 몰라도 UHD TV 시장 점유율에선 일본과 중국 업체에 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일본업체인 소니가 1위, 2·3위는 중국업체인 스카이워스와 TCL이 자리하고 있다. 이어 4,8위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뒤따르고 있는 형국이다. 세계 TV시장 1,2위가 삼성과 LG라고 알고지낸 국민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일지 모른다. 하지만 UHD TV시장에서 만큼은 삼성과 LG는 후발업체에 불과하다.

◆ 앞서가는 일본, 추격하는 중국, 뒤쳐진 한국

지난 10일 폐막한 '2014 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105인치 곡면 UHD TV를 전시했다. 이어 각각 85인치 가변형 곡면 UHD TV와 가변형 OLED TV를 선보이며 '극강'의 기술력을 뽐냈다.

LG전자의 105인치 곡면 UHD TV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는 옛 속담처럼 삼성과 LG는 '기술력'에 치우친 나머지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 일본 업체가 UHD TV 생태계를 구축해가며 한 발짝 앞장서고 있고 중국업체는 가격 경쟁력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모양새다.

UHD TV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있는 소니는 TV보다는 콘텐츠와 방송장비 등 생태계 쪽으로 눈을 돌렸다. 소니는 오는 7월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을 UHD 해상도로 중계하겠다고 했다. 또한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UHD TV 관련 콘텐츠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UHD TV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TCL의 55인치 UHD TV 가격은 1600달러(약 174만원)이다. 반면 같은 크기의 삼성전자 제품은 640만원으로 4분의 1가격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선뜻 국내 업체 제품을 선택하기 망설여 진다. 기술 격차도 이제 불과 1~2년으로 좁혀졌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CES에서는 우리 기업보다 뛰어난 TV를 내놓을 수도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과 하현회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사장이 나란히 '올해 UHD TV 시장 석권'을 선언했다. 일련의 상황을 고려해 보면 단순히 UHD TV 시장에서의 자존심 회복을 넘어선 위기의식의 또 다른 표현으로 해석된다.

◆ 콘텐츠 확보 중요성 대두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TV시장은 일본 업체들의 주 무대였다. 하지만 아날로그 TV에서 디지털 TV로 전환되는 시기에 잘못된 판단으로 약 10년 동안 TV시장의 변방자리로 물러나 있었다.  올해 TV시장은 UHD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삼성과 LG의 순간 판단에 의해 10여년전 일본 기업들처럼 될 수도 혹은 반등에 성공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UHD TV 시장이 앞으로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디스플레이 서치에 따르면 UHD TV시장 규모는 지난해 195만대에 불과했지만 올해 1269만대, 내년엔 3046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건은 과거와 같이 TV제조업체가 TV만 잘 만들어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스마트 생태계가 보편화되면서 관련 콘텐츠 확보가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아바타가 3D로 흥행에 성공한 이후 출시된 3D TV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은 전용 콘텐츠 부족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앞서는 곳은 단연 일본이다. 일본 가전업체들은 TV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서는 대신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있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까지 받고 있다. 소니는 '2014 CES'에서 UHD용 방송장비를 대거 선보이며 방송의 UHD화를 앞당기고 있다. 또한 클라우드를 이용한 '플레이스테이션 나우' 등 UHD용 콘텐츠를 확보하는데서 나아가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또 다른 일본의 대표적 가전업체인 파나소닉도 부스에 UHD TV용 자동차 경주게임을 선보였다.

일본정부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공영방송사 NHK를 중심으로 올해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을 UHD로 방송을 진행하며 총무성은 2020년까지 일본 전역에 UHD 방송을 내보낸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반면 삼성과 LG는 콘텐츠 확보에 있어 이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삼성은 '트랜스포머4' 개봉을 필두로 세계 유수의 방송·콘텐츠 기업들과 업무 제휴를 맺기 시작했다. LG는 지난해 연말 스카이라이프와 UHD 콘텐츠 제작협력을 맺는 등  아직 초보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관건

일본정부는 UHD 조기 상용화를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공영방송사 NHK를 중심으로 올해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을 UHD로 방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총무성은 2020년까지 일본 전역에 UHD 방송을 내보낸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세계 흐름에서 빗겨나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9월 UHD 콘텐츠 개발 등 차세대 방송 콘텐츠 개발을 위한 '디지털 선도형 콘텐츠코리아 랩 시범사업'을 진행했을 뿐이다. 생태계 조성에 초석인 표준과 정책마련에 검토할 것이 많다는 이유로 느긋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14일 양문석 방통위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UHD 지상파 조기 방송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에 따라 UHD 방송 정착에 핵심으로 부상한 UHD 지상파 방송도 늦춰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조속한 UHD 방송 도입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급기야 양문석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UHD 지상파 방송 필요성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정부의 늑장대응과 달리 국내 방송업계는 UHD 조기 정착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케이블업계가 먼저 나섰다. CJ헬로비전, 씨앤앰, SK브로드밴드 등 케이블 업계와 IPTV는 연내 UHD 방송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아직 콘텐츠의 절대적 수도 부족할뿐더러, UHD라는 이유만으로 HD화질보다 100배 비싼 콘텐츠가 있을 정도로 가격이 들쑥날쑥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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