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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나라 스위스..한국과 차이점 무엇?

기사등록 : 2014-01-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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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분석..직업교육·개방사회·열린 생각 '우수'

[뉴스핌=이강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963년 국교 수립 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스위스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과 스위스의 사회인프라 측면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내놔 눈길을 끈다.

작지만 강한 나라 스위스는 교육시스템, 개방성, 국민가치관 등 사회인프라 측면에서 실사구시(實事求是) 청년 직업교육, 백락일고(伯樂一顧) 개방사회, 열린 생각이 한국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사구시..실용 관점 직업교육 vs 입시 위주 교육

20일 전경련에 따르면 스위스의 대학진학률(2009년)은 29%이지만 청년실업률은 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인 7.0%(2013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의 높은 대학진학률(2012년 71.3%)과 청년실업률(2012년, 9.3%)과 대조를 이룬다.

그 배경은 스위스의 VET(Vocational Education Training)라는 실업학교 교육프로그램에 있다. 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시간제 수업을 듣고, 매주 1~3일은 기업현장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VET 프로그램에는 5만8000개 기업이 약 8만여개 견습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참가기업은 임금, 훈련물품비, 훈련비 등 총 53억 CHF(약 6.2조원)의 비용을 부담하지만, 생산은 58억 CHF(약 6.8조원)으로 약 5억 CHF(약 6000억원) 정도 이익을 보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VET 과정을 이수하고 사회에서 올라갈 수 있는 직책에 '유리천장(상한)'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 스위스 소재 글로벌 기업의 CEO를 지낸 사람들 중 VET에서 공부한 사람들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세르지오 에르모티(Sergio Ermotti)는 거대금융그룹 UBS CEO를 지냈고 모니카 발저(Monika Walser)는 가방브랜드 Freitag CEO를 역임했다. 하인즈 커러(Heinz Karrer) 스위스경제연합회 회장은 AXPO홀딩스 CEO로 활약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2013년 조사에서 기업평가 교육시스템 유용성 부분에서 한국은 27위에 그쳐 국내 교육시스템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키워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 극명히 대비된다.

스위스와 한국의 청년 직업관도 차이가 크다. 스위스는 대학을 굳이 갈 필요가 있으냐는 인식이 큰 반면 한국은 대학에 상당한 기대를 걸지만 결국 취업난에 또다시 부딪치는 것이 현실이다.

◆백락일고..우수인재 모이는 스위스 vs 있는 인재도 나가는 한국

백낙일고는 명마도 백락을 만나야 세상에 알려진다는 뜻으로 재능 있는 사람도 그 재주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야 빛을 발한다는 말이다. 

2013년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두뇌유출지수(brain drain) 평가에서 스위스는 2위를 기록했다. 이는 한번 스위스에 우수인재가 오면 떠나지 않음을 뜻한다. 한국은 이 평가에서 37위에 그쳐 최하위권이다.

스위스 대학의 박사과정 60~70%는 외국인이고, 스위스 100대 기업 최고위직 중 45%가 외국인이다. 여기에 스위스는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를 아끼지 않는다. 국적 취득이 비교적 까다롭지만, 스위스 대학에서 공부한 우수 외국 유학생에게는 국적을 주어 스위스 체류를 독려한다.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학교지원 역시 파격적이다. 스위스취리히연방공과대학(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Zurich)은 박사과정 면접을 위해 방문하는 전 세계 학생에게 항공료, 체제비를 지원한다.

또한 스위스는 국적을 불문하고 아이디어, 기술만 있으면 창업코칭, 자금지원, 투자자 확보 및 판로개척을 위한 글로벌 바이어 네트워킹 등 '요람에서 무덤까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다.

이런 대외개방성을 바탕으로 스위스는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글로벌기업 본사, 유럽지역 본사를 계속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수를 확보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스위스 무역투자청 자료(2013년 11월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1000여개 해외기업이 유럽 및 글로벌 활동을 위해 스위스를 선택하고, 미국기업의 60%는 유럽 본사로 스위스를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의 본사가 스위스에 집적되는 요인으로는 ▲주변국 대비 유리한 세율 21.2%(2012년, 지방세 포함, 단일세율), ▲기업하기 좋은 환경(2013년, GCI인덱스 5년 연속 1위, 한국 19위), ▲뛰어난 인적자원 경쟁력(2013년 인시아드 조사, 스위스 1위, 한국 28위), ▲우수한 교통인프라(2013 World Travel Award 항공분야 유럽 1위, 2013 세계경제포럼 도로분야 세계 1위) 등을 꼽을 수 있다.

◆열린 사회..융프라우 산악열차 vs 설악산 케이블카

스위스 관광산업은 스위스 GDP의 5%를 차지하며 화학, 기계, 시계에 이은 4대 산업이다. 스위스는 2013 세계경제포럼 관광경쟁력 1위국이자 환경평가지수에서도 1위를 차지한 청정국이다.

알프스라는 아름다운 자연 하나만 가지고 글로벌 톱에 올라설 수는 없다. 한라산보다 높은 해발 3454m의 융프라우는 200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지정되었고 이 아름다운 산을 직접 체험하길 원하는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해 꼭대기까지 산악열차가 다니고 레스토랑도 있다.

생모리츠(Saint-Moritz)에는 해발 2000m 이상의 고지대 자전거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도로, 자전거 전용호텔 등 자전거 라이더를 위한 인프라가 완비돼 있다.

반면 설악산 케이블카는 10년째 답보 상태다. 정부기관, 환경단체 등 인사 중심으로 구성된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자연훼손 가능성을 이유로 부결을 거듭하는 것이다. 경사도 21도 이상 산지에는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규제마인드로 닫힌 사회인 한국에서는 실현이 어려운 일이다. 한국에서는 1989년 덕유산 국립공원 케이블카가 설치된 이래 24년 동안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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