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변국 국채 금리의 가파른 하락에 유로존 투자자들이 안도하는 가운데 자금시장에 이상기류가 발생, 관심을 끌고 있다.
은행간 단기 자금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 금융권의 기존 유럽중앙은행(ECB) 대출금에 대한 이자 비용이 상당폭 늘어났다.
여기에 은행권의 ECB 저리 자금에 대한 수요도 갑작스럽게 늘어나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유럽 은행 간 하루짜리 단기금리인 이오니아가 최근 1주일 사이 0.14%에서 0.35%로 상승했다.
금리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0.10%를 밑돌았으나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는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ECB가 은행권에 제공한 기존 대출금인 6720억유로에 대한 이자 비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이 같은 갑작스러운 자금시장 경색 조짐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금리 안정을 위해 비상 대책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힌 두 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2주 사이 유로존 경제에 대한 전망이 현격하게 바뀐 사실이 없는데도 자금시장 단기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은 것은 반갑지 않은 움직임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 내달 6일로 예정된 ECB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적인 부양책이나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번지고 있다.
예기치 않은 금리 상승에 은행권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은행간 단기 금리는 ECB가 제시하는 재할인 금리 0.25%보다 높다. 이 때문에 은행권은 자금 조달을 위해 민간 금융시장이 아닌 ECB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베렌버그 은행의 크리스틴 슐츠 애널리스트는 “은행간 하루짜리 단기 금리가 상승한 것은 유로존의 중심국에서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시스템이 여전히 부실한 주변국 은행은 ECB에 더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1월 말 현재 독일 은행권의 ECB 대출 총액은 100억유로를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 은행권의 대출액은 각각 2020억달러와 2270억달러에 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오니아의 최근 급등 추세가 지속되는지 여부와 이에 따른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