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장기 침체에 빠졌던 주택시장이 최근 주택 거래량 및 시세가 회복 국면에 돌입하며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신호는 강남권 재건축 및 분양시장 일부에 쏠리는 국지적 현상이다.
더군다나 주택시장의 최대 변수가 된 소비자들의 심리는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시장의 반전을 기대하는 건설사 임직원들조차 하반기에나 주택시장이 상승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23일 부동산 업계와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전국 아파트값은 강남권이 활기를 띠는 반면 그 외 지역은 보합세 및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유동자금이 강남권 재건축 및 위례신도시 등 일부지역에 편중돼 몰리고 있다. |
강남과 송파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각각 0.06% 올랐다. 개포주공1단지, 잠실주공5단지, 가락시영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 수요가 몰리며 시세가 반등세를 보였다. 12월 아파트 거래 건수도 496건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노원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달(이하 1~22일)에는 힘을 더 내 거래건수 354건으로 노원구(330건)를 밀어내고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중이다.
반면 용산구는 용산개발 사업 무산의 영향으로 0.16% 하락했고 동대문구도 0.16% 떨어졌다. 또 동작구 0.15%, 구로구 0.1%가 하락했다. 이달 아파트 거래건수도 용산구 50건, 동대문구 121건으로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강남 재건축은 앞서 분양한 단지들이 높은 인기를 끈 데다 투자 심리고 소폭 개선돼 시세가 뛰고 있다”며 “타 지역은 매수세가 강하지 않고 겨울철 거래 비수기가 겹쳐 보합 및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과 지방 간 온도차는 여전하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전국 아파트값은 각각 0.23%, 0.24% 올랐다. 대구와 광주 등 5개 광역시가 두 달 연속 0.49% 올라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0.01%, 0.00% 변동률로 큰 차이를 보였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대구와 광주 등은 혁신도시 및 개발 호재로 지난해에 이어 올 초에도 가격이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하지만 서울 및 수도권에선 강남권 재건축, 위례신도시 분양을 제외하면 큰 힘을 발휘하는 지역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개발 기대감으로 일부지역의 시세가 뛰고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지만 여전히 지역 편차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건설사와 수요자들도 주택경기 회복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대한주택건설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주택경기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올 하반기부터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49%는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점쳤다.
또한 닥터아파트가 올해 아파트 구입 예정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7%가 4분기가 적당하다고 봤다. 이어 3분기 22%, 1분기 15% 순이었다. 매맷값 변동에 대해선 45%가 보합세를 점쳐 시세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대형 건설사 주택관리팀 관계자는 “올해 주택시장은 지난해 말 주택 양도소득세 감면 및 생애최초 취득세 면제가 종료돼 부양책이 더 악화된 상황”이라며 “강남 재건축 열기가 일반 주택시장으로 확산되는 속도가 과거와 달리 빠르지 않고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 시세 반등세를 보수적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섰고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어 무주택자들이 주택 구입에 대거 나서긴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