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제44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 총회가 글로벌 경제에 대한 경계감 속에 막을 내렸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나흘간의 일정을 마친 이번 총회에선 올해 낙관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던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유럽연합(EU)의 지속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며, 소득불균형과 청년실업, 기후변화 등이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세계경제포럼(WEF) 기자회견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왼쪽),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가운데), 김용 세계은행 총재. [출처:AP/뉴시스] |
또한 미국의 양적완화(QE) 규모 축소와 이에 따른 신흥국들의 통화가치 하락,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통화팽창 정책 등이 세계 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지목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올해 두 개의 R이 걱정된다"며 "이는 리스크(Risk·위험)와 리셋(Reset·재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 개혁과 테이퍼링이라는 ‘기존 위험’과 함께 디플레라는 ‘새로운 위험’에 주목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어 "장기적 측면에선 리셋이 우려된다"며 "모든 분야의 구조 개혁이 마무리돼야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시장 움직임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시장 소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핑크 CEO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단순히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최근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한 것에 대해 "연준의 출구전략 영향보다는 이들 국가의 취약한 내수 정책 탓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각국 정부의 구조적 개혁이 지속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역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강한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아직 멀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바호주 위원장은 특히 유럽 지역의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역설하며 미국과의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을 조속히 체결하고 내수확대 및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미국과 일본, 유럽의 통화정책이 엇갈리며 시장에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알렉산드르 톰비니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이 출구전략을 시작했지만 일본이나 유럽은 이에 동조하지 않고 있다”며 사전 조율 없이 제각각 실시되는 출구전략이 시장이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이번 포럼에는 세계 100여개국에서 약 2500명이 참석했으며, 한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100여명 이상이 참가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