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장기 디플레이션을 벗어나지 못한 일본으로 글로벌 ‘큰손’들이 잰걸음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이 겨냥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 특히 도쿄 뿐 아니라 주요 도시 전반에 걸쳐 부동산 매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어 디플레이션 탈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목표 실현에 글로벌 투자가들이 강하게 베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28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머니매니저인 블랙록이 도쿄 이외 주요 도시의 투자 물건을 적극 물색하고 나섰다.
투자 대상은 상업용 부동산에 집중할 계획이며, 도쿄에 비해 다른 도시의 투자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일본 부동산투자신탁(J-RIETs)가 지난해 2조2300억엔(216억달러) 규모의 부동산을 매입, 투자 규모를 세 배 늘린 데 따라 투자 심리가 자극된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소재 알파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역시 일본 부동산 투자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알파의 미카미 아사오 일본 현지법인 대표는 “일본 연기금이나 J-RIETs 등 국내 자금 뿐 아니라 해외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다”며 “일본 부동산 시장이 올해와 내년 대규모 거래를 동반하며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CLSA 캐피탈 파트너스 역시 일본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직접적인 투자 이외에 현지 기관에 부동산 투자 자금을 대출하는 전략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자산 규모 476억달러의 라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경우 일본의 물류센터에 투자 영역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의 회복 신호는 관련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특히 2008년 이후 장기적으로 상승 추이를 보였던 오피스 공실률이 지난해 12월 7.3%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8.7%에서 상당폭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자본환원율은 5.21%에서 4.98%로 하락했다. 부동산에서 창출되는 순수입을 매입 가격으로 나눠 산출하는 자본환원율이 떨어지는 것은 통상 가격 상승 신호로 해석된다.
CBRE 그룹의 앤디 허퍼트 일본 현지법인 대표는 “위치와 관리 상태가 양호한 오피스 빌딩의 가격이 최근 1년 사이 15% 급등했다”며 “도쿄에서 시작된 부동산 시장 회복이 주변 다른 도시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베노믹스가 자산 가격을 띄울 뿐 실물경기 회복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대도시가 아닌 경우 유동성이 떨어지는 만큼 투자 후 자본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