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8~29일 이틀간의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에 이어 연준은 두 차례에 걸쳐 비전통적 통화정책인 양적완화(QE)를 축소하고 나섰다.
29일 회의를 마친 뒤 연준은 월간 자산 매입 규모를 75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축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매달 국채와 모기지 증권 매입 규모를 각각 50억달러씩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준은 기존의 제로 수준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지난 2008년 말 이후 0~0.25%에서 유지하고 있다.
이날 테이퍼링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지난달 고용지표 부진을 포함해 일부 매크로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정책자들 사이에 부양책 축소의 속도를 늦추는 문제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는 얘기다.
연준이 통화정책 회의에서 만장일치의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난 201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정책자들은 미국 경기 상황에 대해 엇갈리는 평가를 내렸다. 최근 수 분기에 걸쳐 경기 활동이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민간 소비와 기업 고정자산 투자가 최근 수개월 사이 강하게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연준은 평가했다.
하지만 연준은 고용 지표가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주택시장의 회복이 일정 부분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앞으로 통화 정책 방향을 경제 지표 향방에 따라 결정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고용 지표와 함께 인플레이션이 개선될 경우 테이퍼링을 추가로 실시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회의의 성명서 주요 문구는 지난달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2월 고용 부진과 최근 이머징마켓의 자산 급락이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커다란 변수가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달 회의에서 처음 밝힌 거시경제 및 고용시장 전망이 한층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입장을 이번 성명서에서도 되풀이했다.
또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지거나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0%를 넘어설 때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도 유지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벤 버냉키 의장의 임기 만료 이전에 가진 마지막 회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