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신흥국 위기가 불거지면서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우리나라 국채는 강세를 시현하고 있다.
안전자산이란 인식이 작용하면서 여타 신흥국들이 겪고 있는 '트리플약세'를 빗겨가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 중앙은행의 보유 비중이 높아 환율 등 가격 변수의 움직임에 둔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일 국채선물 3년물 가격 추이 |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이어 또다시 급락하고 있다. 전거래일 대비 1.67% 하락한 1887.97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국채시장에서는 채권금리가 전 만기에 걸쳐 3~6bp 하락하고 있다. 테이퍼링 우려가 불거진 전날에도 보합을 유지했다. 외국인 역시 이날 국채선물 시장에서 3년물을 1만계약 이상 순매수하며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
대우증권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한국은 안전자산으로 다른 이머징과 다르다고 본다"며 "국내 투자자들의 보수성 때문에 미국 금리보다 덜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국고채 보유 잔액 중 중앙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58%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고 분산 차원에서 들어온 것이라 환율이나 가격이 오르거나 말거나 꿈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중앙은행들이라 로스컷(손절매)에서 자유롭다고 본다"며 "동남아 쪽 중앙은행은 통화 이슈가 발생하면 원화채권 팔아서 돈을 회수해 가기도 하지만 아직 그런 조짐은 안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대체로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의 불안이 글로벌 경제에 직접적 타격을 줄 가능성은 낮게 보는 분위기다. 대신 미국 지표의 둔화와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에 오히려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신흥국의 주가 하락과 관련해 동부증권 문홍철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문제는 구조적인 것이라 하루 이틀 사이에 나온게 아니다"라며 "지난해에 그레이트 로테이션하면서 신흥국 자산으로 흘러갔던 돈들이, 생각보다 비싸다는 생각에 빠져나오는 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