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선진국과 중국 경제 동반 위축에다 신흥시장 자본 유출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부자들의 투자 패턴이 '리스크 회피' '안전자산 선호'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최근 경제 뉴스포털 신랑재경(新浪財經) 등 중국 매체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자본 유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중국 부자들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예술품, 포도주 등 대체투자상품에 집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새 지도부 출범 이후 당국이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 이전같은 고속 성장세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5로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서비스업 PMI도 부진에 빠지면서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인들이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될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과거 중국 부자들의 부의 원천이었던 부동산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막혀 수익 창출이 여의치 않고, 중국 증시도 침체장을 지속하면서 투자 리스크가 높은 탓에 투자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로 미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달러자산에 눈을 돌리는 부자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역시 신통치 않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은행 재태크 매니저 리난(李楠)은 "중국 국내에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인이 달러를 외환예금계좌에 예치한다고 해도, 미국 정부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한 중장기적으로 금리수익을 통해 환율손실을 메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내에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인이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도 사실상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국 부자들은 보다 안정적인 대체투자상품(Alternative Investments)을 찾아 나서고 있다.
대체투자상품이란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을 제외한 모든 투자상품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일반적으로 예술품과 주류, 시계, 보석 등이 포함된다.
중국 매체들은 대체투자상품 시장 규모가 향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경기 불안으로 리스크를 피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체투자상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금융시장 발달에 따라 다양한 고객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투자상품 다원화를 꾀하면서 대체투자상품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 부자들의 투자관념 변화와 전통적으로 실물자산 투자를 선호하는 성향도 대체투자상품 시장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근래들어 중국 부자들이 투자상품의 상업적 가치 뿐만 아니라 사회적·오락적 가치를 중시하면서, 중국 부자들에게 예술품과 포도주 투자는 취미생활인 동시에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중요한 지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최근 부자들 뿐만 아니라 유명 배우 자오웨이(조미)가 60억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 프랑스 포도주 농장을 매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랑재경은 부유층의 45%가 예술품 펀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포도주 펀드와 자가용 비행기 투자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부자도 각각 24%, 1%에 달한다고 전했다.
중국 투자정보 제공기관인 푸이차이푸(普益財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투자가능한 자산이 1000만 위안(약 18억원)이 넘는 중국 부자가 7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