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이머징마켓의 자산 시장 급락이 단순한 글로벌 증시의 동반 하락이 아니라 도미노 금융위기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와 유로존 부채위기로 이어진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머징마켓으로 확산됐다는 얘기다.
이머징마켓의 자금 유출이 멈추지 않을 경우 유동성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경고가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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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보더라도 이머징마켓의 유동성이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머징마켓의 자금 순유입 규모는 1810억달러로 3분기 2340억달러에서 대폭 줄어들었다.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데 따라 연초 이후 MSCI 이머징마켓 지수는 7.6% 떨어졌다.
이와 관련, RBS의 알베르토 갈로 신용 리서치 헤드는 “이번 이머징마켓 자금 유출을 대표적인 신흥국인 중국과 브라질이 이미 신용경색 초기 단계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통상 신용경색은 경제 전반의 위기를 암시하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브라질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며, 디폴트율이 상승하는 한편 기업 인수합병(M&A)도 줄어들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M&A 규모는 627억달러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금융 로펌인 스케이든의 파올라 로자노 애널리스트는 “브라질 정부의 금융시장 개입이 강화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대표 역시 “중국과 브라질의 상황은 신용 경색에 해당한다”며 “특히 중국은 의심의 여지없이 신용 경색에 시달리고 있고, 정부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안간심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스피로 대표는 “이번 이머징마켓 상황은 2008년 리먼 사태를 필두로 한 세 번째 글로벌 금융위기의 예고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같은 의견이 성급한 판단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골드만 삭스의 알베르토 라모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머징마켓 자산 시장 급락이 구조적인 위기의 초기로 장담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이머징마켓의 유동성 위축이 급속하게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