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공룡 투자은행(IB)들이 이머징마켓의 비중 축소를 권고하고 나서 주목된다.
지난해 이머징마켓이 선진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이 같은 추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식 뿐 아니라 채권과 통화까지 주요 금융자산이 앞으로 10년간 선진국에 뒤질 것이라는 경고다.
(출처:신화/뉴시스) |
7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는 고객들에게 이머징마켓의 금융자산 비중을 3분의 1가량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상대적인 수익률 부진이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JP 모간 역시 이머징마켓의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의 수익률이 2004년 이후 평균치의 10%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간 스탠리는 브라질 헤알화와 터키 리라화, 러시아 루블화를 중심으로 이머징마켓 통화가 지난해에 이어 가파른 하락을 올해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연초 이후 MSCI 이머징마켓 지수가 3% 하락, 4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선진국 증시의 평균 낙폭인 1.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대표적인 이머징마켓인 브릭스(BIRCs)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에 따라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모간 스탠리는 내다봤다.
SLJ 매크로 파트너스의 스티븐 옌 파트너는 “최근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의 강점과 약점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았다”며 “이머징마켓의 자본 비용이 정상화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이들 시장의 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머징마켓의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은 6.3%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손실이다.
도이체방크의 존 폴 스미스 전략가는 “이머징마켓에서 최근 발생하는 현상은 구조적인 등급 하강”이라며 “올해 이머징마켓 주가는 선진국에 비해 10% 가량 뒤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성장률과 관련, 크레디트 스위스는 올해도 이머징마켓이 선진국을 앞지를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률 상승폭이 2002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JP 모간은 올해 이머징마켓의 채권이 1% 내외의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이와 별도로 골드만 삭스는 한국 원화의 매도를 권고했다. 골드만 삭스는 한국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을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스코샤뱅크 역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원화의 하락을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