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오랫 동안 묶여 있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 PF는 사업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추진하는 사업이다.
주택경기 회복 기대감에다 PF사업이 지연될 때 물어야 하는 이자 부담도 털겠다는 심산이다.
건설사의 PF 대출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건설사의 자금줄을 옥죄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이 2년 넘게 분양을 미룬 아파트 사업을 속속 재개할 계획이다. 이들 사업은 대부분 PF 대출을 받아 시행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에 당진 송악 힐스테이트,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이 사업을 재개해 PF 대출을 2700억원 정도 줄일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1조800억원 규모의 미착공 PF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사업장은 ▲평택 세교 힐스테이트(이하 대출잔액 2093억원) ▲경기 광주 태전6지구힐스테이트(1876억원) ▲경기 광주 태전5지구힐스테이트(1821억원) ▲당진 송악지구 도시개발사업(1724억원)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977억원) 등이다.
대우건설도 올해 평택 용죽지구 등 미착공 PF 사업장 3곳을 분양할 예정이다. 분양에 성공하면 미착공 PF 금액은 7400억원에서 5000억원 규모로 줄어든다.
지난 2011년말 대우건설의 미착공 PF는 1조7265억원에 달했다. 이후 공격적으로 분양해 2012년에는 미착공 PF를 1조4406억원으로 낮췄다. 이듬해엔 김포 풍무(4000억원), 마포 합정(2100억원), 위례신도시(380억원)를 착공해 7472억원으로 줄였다.
GS건설도 올해 미착공 PF 사업을 본격 추진하다. 이 회사가 보유한 미착공 PF 사업장은 모두 12곳에 이른다. 경기 일산 식사 2지구, 오산 부산동, 김포 감정동, 화성 반월동, 청주 방서동 등에 사업장이 있다. 대출 잔액은 1조5000억원. 이중 올해 김포 장기동(한강센트럴자이), 평택 칠원동삭 자이, 천안 파크자이 등 6곳을 올해 분양할 방침이다.
GS건설 한 관계자는 “자산매각 등을 통해 사업자금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미착공 PF 사업장을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주택경기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착공 사업장을 확대한 이유”라고 말했다.
GS건설이 올 상반기 분양 예정인 김포 '한강센트럴자이' 조감도. 총 3640가구 규모 초대형 단지다. |
다만 분양이 실패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분양을 위해선 공사비와 마케팅 비용으로 많은 돈을 선투입해야 하지만 분양에 실패하면 자금을 회수할 길이 없어서다.
예컨대 1000가구 아파트의 계약률이 50%에 그치면 수 천억원의 자금을 건설사가 빌려다 공사비 등으로 넣어야 한다.
대형 건설사 고위 관계자는 “착공이 지연되면 (재고)자산인 PF사업장이 부실사업으로 분류된다”며 “PF사업 시행사는 돈이 없기 때문에 분양에 실패하면 대부분 건설사가 떠안아야 해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