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연이어 나와 주목된다.
장기 실직자 문제가 풀리지 않는 등 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고, 자산 버블로 가렸던 구조적인 정책 개혁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데다 이에 따른 소득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성장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5일 미국 수도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박물관 앞에서 군중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신화통신/뉴시스> |
지난해 12월에 이어 1월 고용 지표가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자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올해 미국 경제 성장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미국의회예산국 역시 2016년까지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이어간 뒤 2017년 다시 감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 장기적인 험로를 예고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2014년을 필두로 미국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최근 시장의 공감대는 커다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노던 트러스트의 칼 타넨바움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경기 회복에 기반한 장기적인 성장 회복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고용 증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의 스튜어트 호프만 이코노미스트는 “2월 고용지표마저 실망스러울 경우 고용 상황이 악화되는 것으로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도쿄 미츠비시 은행의 크리스 러프키 이코노미스트는 “장기 저성장과 성장 모멘텀 회복을 결정하는 갈림길은 성장률 3% 선”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CBO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016년까지 3% 선의 성장률을 이어간 뒤 2017년 다시 2.7% 후퇴하고, 2024년에는 2.2%로 꺾일 전망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콜롬비아대학 교수 역시 10일(현지시간) 칼럼을 통해 미국 경제가 스태그네이션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간에 걸친 자산 버블에 가려졌던 미국 경제의 구조적 결함이 바로잡히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대침체 이후 부의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 미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 침체로 치달을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특히 금융시스템이 고용을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투기 거래를 통해 양산을 양산하는 행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스티글리츠는 정책적인 구조 개혁이 선행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생산성 저하와 성장률 후퇴의 악순환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