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거래 없습니다. 뉴스를 보면 (서울) 강남 재건축은 분위기 좋다고 하는데 와 보면 안 그래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단지 인근 개미부동산 관계자)
"이 동네에서 거래가 400건이 넘었다고요? 그럴리가요. 처음 듣는 얘기인데…" (서울 노원구 상계동 럭키공인 관계자)
주택시장에서 중개사가 느끼는 현장 분위기다. 중개사가 체감하는 분위기는 '거래 중단' 또는 '관망'이다. 통계로는 서울 아파트 거래가 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중개업소 숫자와 관련이 있다. 아파트 거래가 늘어도 중개업소가 워낙 많다보니 중개업소 한 업체당 주택 거래 건수가 크게 늘지 않는 것이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택 거래량에 비해 중개업소가 상대적으로 많아 중개사들이 체감하는 주택경기는 통계와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서울 노원구 일대 중개업소는 730개에 이른다. 강남구에 등록된 중개업소만 2011업체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일부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중개업소를 차리면 협회에 등록한다"며 "의무적으로 공제(일종의 보험)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 노원구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451가구다. 노원구에 등록된 중개업체 1곳당 0.62건이 거래된 셈이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중개업소의 체감 경기는 노원구보다 더 저조할 수밖에 없다.
강남구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494건. 등록된 중개업소가 2011업체임을 감안하면 한 업체 당 거래 실적은 0.25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달 중개업소 4곳 당 매매 거래를 겨우 한 건 성사시켰다는 말과 같다.
자료:서울 부동산정보광장, 한국공인중개사협회 |
서울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와 송파구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293가구, 402가구다. 반면 이 지역 중개업체는 각각 1303개, 1528개에 이른다. 전달 매매 거래량은 중개업소 4곳당 평균 1건 뿐이다.
수요도 부풀려진다. 럭키공인 관계자는 "전화가 많아도 사람들이 한 곳에만 연락하는 게 아니고 여러군데 돌리기 때문에 실제로 집을 사려는 사람은 문의전화보다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중개사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