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3000억원 대출사기 실체로 KT ENS와 관련회사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여신심사 부실 등 은행의 책임으로 몰아가기에는 뚜렷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사기에 연루된 NS쏘울이 주요 주주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 다스텍에 대한 주가 모니터링과 관련, 금융감독원 모 국장은 12일 “특별조사국 작품으로 KT ENS쪽 대출사기를 발견하기 위한 사전 조사 성향이 짙다”고 말했다. 특별조사국은 일반적인 주가 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조사하는 자본시장국과 달리 기획조사를 하는 부서다.
대출사기 사건이 터졌을 때 금감원이 가장 먼저 의심한 쪽은 은행의 법규위반이나 여심심사 소홀이었다. 하지만 최근 조사 결과 뚜렷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내부자 공모 혹은 KT ENS 등 관련기업의 소행을 염두에 놓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감원 국장은 “은행의 여신심사위원회 등 관련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볼만한 증거가 아직 분명치 않고 KT 자회사에서 인감까지 위조한 것을 은행이 확인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KT 자회사인 KT ENS 협력업체의 30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 소속 수사관들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협력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
실제로 다스텍 2대주주는 사기 대출을 받아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을 주도한 KT ENS의 납품업체인 NS쏘울로, 의심스런 증거들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사기대출에 연루된 협력업체는 NS쏘울 말고도 5개사다.
다스텍 주가는 사기대출 발표 사흘 전인 지난 3일부터 급락했다. 지난 5거래일 연속 급락한데 이어 11일에는 하한가로 떨어졌다. 또 하루 평균 몇 십만 주에 불과하던 다스텍의 거래량은 최근 100만~300만주 규모로 불어났다.
금감원은 이런 움직임에 주목해, 다스텍의 내부자나 주요 주주가 주식을 팔았고 그 배경에 대출사기 연루에 따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다스텍 대표이사인 김 모씨의 연루도 의심받고 있다. 그가 은행에서 연신 관리부, 리스크 관리 부서 등 20여년을 근무한 바 있어, 은행 대출 시스템에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다스텍의 대표이사를 맡은 시기는 2010년으로, 대출사기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기관과 시기가 다른 측면이 있다. 결국 중간에 개입됐는지 혐의가 없는지는 검찰의 수사로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