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 계열(우투증권+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 가격협상을 앞두고 또다시 우리저축은행에 발목이 잡혔다.
3000억원대의 KT ENS 대출 사기에 당한 10개의 저축은행 중 우리저축은행이 포함되자 NH농협금융이 가격조정제안서를 발송하면서 관련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자료=농협금융, 우리금융저축은행> 농협금융이 본입찰에서 우투증권 패키지와 우리저축은행 제시 가격은 추정가격 우리저축은행 순익 자료는 우리금융저축은행 |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T ENS 직원이 협력업체와 허위 매출채권을 꾸며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3000억원대(저축은행 피해액 800억원)를 빼돌린 사기 대출에 걸려든 10개의 저축은행은 BS, OBS, 현대, 인천, 우리금융, 아산, 동부, 민국, 공평, 페퍼저축은행 등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저축은행은 KT ENS 사기대출에 연루돼 있다"며 "대출잔액은 50억원대 미만"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10개의 저축은행 가운데 한 곳이 대출 주관사로 구성한 컨소시엄에 몇 곳의 저축은행과 함께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저축은행의 피해액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 더 늘어날 수 있다. 일단 50억원으로 가정해보면, 이는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다. 우리저축은행은 2012회계연도(2012년 7월 1일~2013년 6월말)에 2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3회계연도 1분기(2013년 7~9월)의 당기순익은 7억원에 불과하다. 2013회계연도를 기준으로 보면, 한해 당기순익이의 7배를 넘는 규모다.
현재 금융당국은 피해 저축은행 등의 사기대출 잔액에 대해 건전성 분류를 적어도 '회수의문'이나 '추정손실'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회수의문 여신은 대손충당금을 75%, 추정손실은 100%를 쌓아야 한다. 만약 금감원의 검사결과 추정손실로 분류된다면 50억원에 대해 전액 대손충당금을 쌓아야해서 그만큼 당기순익은 줄어들게 된다.
문제는 최종가격 협상에서 농협금융이 본입찰에서 우투증권 계열에 제시한 가격으로 알려진 1조1500억원에서 추가로 조정할 수 있는 가격이 575억원이라는 점이다. 이는 본입찰 이후 확인실사를 통해 최종 가격에서 조정이 가능한 구간이 이번 딜에서는 ±5%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50억원이 모두 추정손실로 분류된다면, 우리금융이 최대 더 받아올 수 있는 협상 금액의 9%가 날아가는 것과 다름없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시기가 맞아 조치를 취했고,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몰라 관련 사항에 대해 반영을 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7일 확인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가격제안조정서를 우리금융에 발송했다. 여기에 KT ENS 사기 대출에 우리저축은행이 연루돼 있는 점을 반영했다는 얘기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우리저축은행의 책임은 소송으로 가려져야 하는 부분이고 우리가 갖고 있는 동안 손실과 그에 대한 귀책사유가 우리에게 있는 것은 일정 범위에서 손해배상 범위에 다 들어가 문제는 아니다"며 "딜 종료 이후에라도 정산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