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신용시장의 적신호가 점차 뚜렷해지는 가운데 현 상황이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전과 흡사하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최근 들어 신용 스프레드가 부쩍 확대되는 한편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유사한 형태의 그림자 금융까지 중국 금융시장이 미국의 2007년 상황과 여러모로 비슷하다는 진단이다.
(사진:신화/뉴시스) |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것은 신용 스프레드 상승이다. 2년물 국채 수익률과 금리스왑의 스프레드가 최근 121bp까지 상승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동시에 3개월물 은행 간 금리 헤지 비용은 94bp로 8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은행들이 상호 여신 제공을 꺼리는 동시에 안전자산인 국채 매입에 집중하는 등 신용시장의 경색 조짐이 뚜렷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판단이다.
조지 소로스부터 빌 그로스까지 억만장자 투자자들은 중국의 현 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나타났던 신호를 재연하고 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호주뉴질랜드 뱅킹 그룹의 패트릭 페렛 그린 전략가는 “중국 금융권의 그림자 금융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흡사하고, 레포 시장의 매커니즘도 리보와 흡사하다”며 “뿐만 아니라 신용 스프레드 상승 역시 2007년 미국에서 나타났던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호주의 루 지웨이 재무장관 역시 지난 22일 중국의 그림자 금융이 선진국보다 강하게 실물경기와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ING 그룹의 팀 콘돈 리서치 헤드는 “채권시장의 투자자들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라며 “신용 스프레드가 상승하는 것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발길을 옮기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빈 가오 아시아 채권 헤드는 “그림자 금융과 신용 상품에서 디폴트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국채 시장으로 자금이 밀물을 이루는 한편 인민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이통 증권에 따르면 올해 만기 도래하는 신탁 상품은 5조3000억위안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3조5000억위안에 비해 대폭 확대된 수치다.
중국 신탁업협회에 따르면 그림자 금융으로 분류되는 신탁 업계 자산은 지난해에만 4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말 기준 중국 은행권의 부실 여신은 285억위안 급증한 5920억위안으로 집계,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중국 경제는 7.5% 성장, 199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BNP 파리바는 성장 둔화와 머니마켓의 혼란이 맞물리면서 국채시장의 매수 열기가 더욱 달아오르는 한편 금융권 유동성 경색이 고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