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화려한 외형을 과시하고 있지만 실속이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초 이후 뉴욕증시에 입성한 새내기 종목이 강력한 주가 랠리를 연출했지만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사진:AP/뉴시스) |
11일(현지시각) 선디얼 캐피탈 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사이 상장한 IPO 종목 가운데 적자를 내는 기업이 7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닷컴버블이 극에 달했던 2000년 3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당시 IPO 종목 가운데 적자 기업의 비중은 80%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운 뒤 나스닥 지수는 수직 하락했다.
1990년 이후 적자 기업의 비중이 평균 42%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수치는 위험 수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판단이다.
특히 미국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0월 15%였던 수치가 최근 지나치게 가파른 상승을 연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펀더멘털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연초 이후 지난 2월 말까지 IPO 종목은 평균 19%에 이르는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S&P500 지수의 상승률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연초 이후 2월 말까지 뉴욕증시에 상장한 새내기 종목은 42개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경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선디얼 캐피탈 리서치의 제이슨 고퍼트 대표는 “투자자들이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업에 자본을 적극 공급하는 한편 기관 투자자들은 정보와 기업 분석력이 취약한 개인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떠넘기는 상황”이라며 “시장 건전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블랙록의 러스 코스테리히 전략가 역시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더 이상 싸지 않다”며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 증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주식시장이 당분간 하락보다 상승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플레이션과 세금을 감안할 때 전통적인 형태의 채권의 경우 잠재 수익률이 지극히 낮고, 그밖에 다른 대체 투자자산 역시 마땅치 않다는 얘기다.
미국 경제가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한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