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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스크] 지방부채 GDP33%, 차이나리스크 도화선 우려

기사등록 : 2014-03-1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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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둔화에 위안화약세 겹쳐 불안감 고조
[뉴스핌=조윤선 기자]수출을 비롯한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위안화 약세, 태양광 업체 차오르(超日) 디폴트 사태 등 중국 경제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속속 감지되면서 중국 경제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지방정부 부채(지방채)′라며 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중국 경제전문지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周刊)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작년과 올해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를 ′세계경제의 리스크′로 지목하는 등 중국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교수를 비롯한 중국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비교적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이긴 할 것이나 여전히 어려울 것이며, 2016년이 되어서야 중국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 심계서(감사원)에 따르면 2013년 6월 기준 전체 정부성 채무 규모는 약 30조위안에 달하고 있다.   중국 뉴스포털 텅쉰재경은 최근 건설은행 금융전문가를 인용, 중국 국내총생산(GDP)대비 부채비율이 210%에 근접하고 있으며 특히 GDP대비 총통화(M2)비율과의 차이를 크게 벌리며 급격히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국가 전체 부채 규모카 팽창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특히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지방채′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중국 심계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채무 30조위안가운데 지방채 규모는  18조 위안(약 3100조원)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계서가 2010년 말 공식 집계한 10조7200억 위안보다 2년반새 67%가 급증한 규모다.

투자기관들은 현재 중국지방 채무가 정부 집계보다  훨씬 많은 20조위안 이상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은 중국 지방정부 채무가 21조9000억위안~24조4000억위안에 이른다고 밝혔다. 

심계서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리스크는 높지 않지만 지방 부채 규모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작년 상반기만 13%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2012년 말 기준,  상환부담을 가진 부채율이 100%를 넘는 곳이 3개 성(省)과 99개 시(市)급 도시, 195개 현(縣)급 도시를 비롯해 작은 지방 소도시도 346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일부 지역의 부채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지방채 위기가 터질 경우 중국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은행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수 지방정부가 새로 대출을 받아 기존 부채를 갚는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 사실상 부채가 탕감이 아닌 연장이 되고 있어, 채무불이행 사태가 벌어지면 상업은행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란 지적이다.

대표적인 그림자 금융 상품인 신탁상품이 금융시스템에 충격을 줄 것이란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그 동안 디폴트 위기에 처한 신탁 증권의 긴급구제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이 신탁상품을 ′고수익 안전 투자상품′으로 오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탁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잘못된 이해와 리스크불감증 때문에 지방정부의 신탁 채무불이행 사태 발생 시, 정부가 구제에 나서지 않으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지방채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신탁상품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를 단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디폴트 위기에 처한 신탁상품을 예전처럼 구제하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일정 손해를 감수하게 함으로써 신탁상품 리스크에 대한 인식을 높혀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정부가 더 이상 구제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을 시장에 심어주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이와 동시에 은행에 대한 개혁도 점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방정부가 눈에 보이는 실적 달성에 급급해 은행으로부터 융통한 대량의 자금을 인프라 건설에 쏟아부은 점도 지방채 위기를 가중시킨 주 요인 중 하나다.

인프라 건설 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들인 자금을 지방정부가 애초부터 갚을 의지가 없는데다, 이들 인프라 프로젝트 대부분이 수익성이 낮고 지방정부가 재정을 토지판매 수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채무 상환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재정수입을 토지 판매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부채 상환을 더욱 불확실하게 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면 토지 판매 수입이 줄어들어 재정이 줄어든 지방정부는 부채를 상환할 길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민영화하는 방안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일례로 홍콩처럼 지하철 건설 시, 대형 쇼핑몰 또는 주택 단지와 연계하는 등 수익성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개선하거나 민영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내자는 것이다.

류젠원(劉劍文) 베이징대 재경법연구센터 주임은 "만약 지방정부의 만기도래 채무 상환이 어려워지면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함은 물론 경제와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방 부채는 독립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주목해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대체로 지방 부채 규모가 통제 가능한 수준이며, 최근 막대한 지방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지방채 직접 발행과 더불어 지방채 부도 역시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촉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편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3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2013년 중국 심계서가 집계한 정부부채율은 여전히 국제 위험기준을 넘지 않는 통제 가능한 수준에 있다" 밝혔다.

그는 "작년 경제성장 둔화 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정부성 채무 규모에 대한 회계감사에 나섰다"며 "채무비중이 국제기준 경계선을 넘지 않고 일부 채무가 투자성격을 갖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리스크를 소홀히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부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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