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영준 기자] 중국 인터넷 기업의 약진이 미국 중심의 세계 IT 지형에 판도 변화를 예고 하고 있다. 자국 정부의 비호 아래 덩치를 키운 기업들이 이제는 중국을 넘어 전세계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텐센트는 매출 10조 5000억원을 기록 2008년 1조 1000억원 대비 9.3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바이두 역시 지난해 5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2008년 5000억원 대비 10.9배 성장했다.
중국 인터넷 기업의 급성장세는 시가총액에도 충분히 반영돼 있다. 전세계 인터넷 기업의 시가총액을 살펴보면 여전히 전통 강자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 1위부터 3위까지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4위부터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150조원으로 4위, 바이두가 64조원로 5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알리바바의 경우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할 경우 페이스북을 위협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의 이같은 성장은 꾸준한 M&A 시도 및 유망 기업들에 대한 투자로 향후 전망까지 밝게 만들고 있다.
최근 알리바바는 영상콘텐츠 기업인 차이나비전 미디어의 지분 60%를 8억 400만달러(약 8600억)에 사들였다. 이에 앞서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업체 숍런너를 약 2000억에 인수한 바 있다. 알리바바가 연간 M&A에 들이는 비용은 전체 매출 약 8조원 가운데 10% 이상인 1조 1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바이두는 또한 지난해 매출(5조 5277억원)의 15%에 달하는 8300억원을 M&A에 쏟아 부었다. 바이두는 지난해 중국 최대 앱스토어 91와이어리스를 2조원의 거금을 들여 인수키도 했다. 위챗 등으로 세를 불리고 있는 텐센트도 우리나라 카카오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의 공격적 횡보는 우리 인터넷 기업에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전통 강자는 물론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 신흥 세력으로 급부상한 중국 인터넷 기업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네이버가 라인을 통해 선전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나 중국 인터넷 기업과의 경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 아래 큰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최근 공격적인 M&A 등을 통해 몸집을 더 키우고 있다"며 "우리 정부에서도 일방적 규제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