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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vs 러시아 신냉전시대…크림전쟁 다음은

기사등록 : 2014-03-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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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봉합되면서 중동에선 긴장 고조

[뉴스핌=노종빈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흡수되면서 미국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 러시아 간의 신냉전 전선이 우크라이나에서 중동 지역으로 옮겨져 새로운 위협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 위상 추락 보여줘"

모셰 얄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최근 텔아비브 대학에서 가진 강연에서 "미국의 위상이 약화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안보를 위해서는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 등 현지 외신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결과적으로 크림반도가 러시아로 병합된 것을 미국의 국제적 위상 추락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얄론 장관은 이스라엘로서는 "향후 이란과의 핵협상 프로그램에서 미국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목적한 바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미국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전략적 대처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는 비판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독일 등 서유럽으로 공급되는 가스관(붉은색) 현황 <출처: 볼테어넷>
◆ EU, 우크라이나 사태에 적절히 대응 못했다 자책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EU 각국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EU가 우크라이나 야당으로의 정권교체 초기에 너무 일찍 개입한 반면, 지정학적  요인을 고려하는 것에서는 행동이 늦었다고 설명했다..

슈타인마이어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흡수합병하기 위해서 단단히 준비해 온 것 같다"면서 "따라서 단기적으로 상황이 급반전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러시아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해 전략적 대응에서 뒤처졌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슈타인마이어는 EU가 러시아에 크림반도는 내줬지만 유럽으로 최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지나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분리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크림반도 일단락?…중동지역 긴장감 고조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주변 국가들에 대한 서구의 진출을 침략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내몰기 위해서는 어떠한 비용과 손실이라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와의 무력 충돌을 피하면서 정치·경제적 봉쇄에만 나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크림반도가 러시아로 귀속되는 것으로 일단락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많은 편이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이어진 서방세계와 러시아 간 신냉전시대의 다음 전선은 중동 지역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이스라엘과 대치하고 있는 시리아와 이란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중동에서는 시위 수준에 그친 우크라이나 사태와는 달리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시리아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제 무기를 수입하고 있다. 바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수십년간 친러시아 정권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 러, 이란·시리아 통해 이스라엘·미국 견제

핵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란에 대해서는 최근 국제사회로부터 제재가 반복되고 있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당장 이스라엘에게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

또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당장 인근 사우디아라비아도 국방력 증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로서는 미국과의 교류가 많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력 증강이 결코 달갑지 않다.

다만 이란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러시아도 반대 입장이다. 이란이 핵무기를 증강하면서 중앙아시아 내 구소련 연방에 속했던 국가들과 중동 지역 무슬림권 국가들 간의 구심점으로 부상하게 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러시아는 시리아와 이란을 통해서 이스라엘을 적절히 견제하고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으려 할 전망이다.

얄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편안하고 싶은 서방 국가들은 무력 분규를 다음 차례로 미루려 할 것"이라며 "내년으로 또는 차기 정부로 부담을 넘길 수는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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