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부실대출 증가와 신용 경색 우려로 인한 예금 경쟁심화로 중국 대형은행들의 올해 수익 성장률이 2008년 이후 가장 둔화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자산 기준으로 상위 4대은행인 중국공상은행(ICBC)과 중국건설은행(CCB),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의 올해 순익 성장률은 7%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성장률 예상치인 11%에 밑돌 뿐만 아니라 미국·유럽 4대 은행(JP모간,웰스파고, HSBC,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평균 성장 전망인 17%에도 크게 못 미친 수준이다.
이들 기업들은 다음주 중으로 내년 실적 발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자산순위 1위인 ICBC는 작년 순익이 직전년보다 9.5% 증가한 2611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위인 건설은행은 11%, 농업은행은 14% 증가세가 예상되며 중국은행도 같은 기간 순익이 8.5%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민간 기업들의 연쇄적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인한 부실대출 불안감이 고조된 데다 그림자금융에 대한 감독 강화로 예금 경쟁 심화되면서 이들 은행의 수익 전망도 암운이 깃들고 있다.
최근 발생한 부동산업체 싱룬부동산의 경우 건설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 규모가 10억위안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공사(中金公司)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6월 30일 기준 은행들의 부동산기업 대출 비중은 전체 자산의 3.4%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예금규모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이들 은행의 위안화 예금 비중은 전체 은행의 50.8%를 기록해 2012년 55%보다 줄어들었다.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이들 은행의 주가는 올해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증시에서 ICBC를 비롯한 4개은행의 주가는 올초 이후 평균 17%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항셍지수의 하락폭인 9.1%를 훨씬 상회한 수준이다.
항셍지수에서 ICBC 주가 변동 추이. [자료 : Thomson Reuters] |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의 2014년 실적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4.4배로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밸류인베스트먼트의 샌디 메타 CEO는 "(은행들의) 주식이 과매도된 상태"라며 "통화가치가 오르고 경제성장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투자자들의 관심도 다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부동산업계 디폴트가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통해 선별적인 대출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