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5년에 걸친 장기 강세장을 연출했지만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에 대한 불안감을 내려놓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랠리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공감대와 달리 미국인의 경기 전망이 흐린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웰스 파고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월가의 개인 투자자들 가운데 34%가 주식을 매입하는 데 커다란 경계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15년 사이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주가 폭락 등 두 차례에 걸친 패닉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웰스 파고의 딘 융칸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주가 폭락의 충격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며 “개인 투자자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여기에 해당하며, 이들은 주식 매수에 지극히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투자 금액 50만달러 이상인 500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응답자 가운데 47%가 주식 투자 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부분이 리스크라고 답했다. 투자 수익률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응답자는 20%에 불과했다.
이미 고액 자산을 보유한 만큼 재산을 더욱 불리는 것보다 지키는 데 무게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도의 조사에서 미국인의 80%가 미국 경제에 대해 낙제점을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신화/뉴시스) |
미국 투자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강하다고 판단한 응답자가 불과 17%에 그쳤다. 이는 위기 이전인 2007년 26%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내년 경제가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응답자는 30%에 달했고, 회복을 기대한 이들은 29%로 집계됐다.
특히 임금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지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이 예상한 내년 임금 상승폭은 불과 2.2%로, 지난해 4분기 3.3%에서 하락했다.
또 미국인들은 내년 집값이 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조사와 흡사한 수치다.
다만, 소득 수준 10만달러 이상인 가계와 3만달러 미만인 가계 사이에 경제 전망의 간극이 다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800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