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1일 이주열 신임 총재가 제 25대 한국은행 총재로 취임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일관성 있고 예측가능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인사조직 개편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통 한은맨의 귀환에 채권시장은 대체로 반색하는 분위기다. 통화정책 전문가로서 시장과의 소통을 개선시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통화정책 전문가여서 합리적인 정책판단으로 시장하고 소통을 더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소통만 잘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중용의 도를 찾겠다고 언급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면서 "한은 출신들이 성장보다 물가 쪽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데 그것보다는 균형잡힌 시각으로 정책판단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 총재 취임 이후 한은 본연의 역할이 더욱 충실하게 수행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보험사의 한 매니저는 "취임사를 보면 한은 고유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기본적으로 정책 기준점의 원칙이 변화될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면서 "전임 총재와 다른 컬러가 예측이 될만한 단초들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 총재 시절에는 유난히 정책 방향에 대한 이견들이 많았다"면서 "기준금리를 올리든 내리든 정책 기준점에 대한 시장과 총재의 인식이 어느정도 합치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별관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 금통위원들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이에 따라 한은에 대한 신뢰도 더욱 고취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취임에 따른 시장 방향성을 예단하기 어려우나, 이 총재가 매파든 비둘기파든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은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은 내부 출신이라 기준금리와 관련된 논리를 외부에서 가져오기보다는 한은 데이터를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시장 컨센과 정책이 너무 반대로 간 경향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어느정도 예측가능할 것 같다"면서 "한은에서 나오는 경제지표 수치에 대한 신뢰도 고조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이 총재가 중립적인 기조를 유지하며 급하게 정책을 변동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저물가 현상 지속과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부담으로 하반기 들어 본인의 스탠스를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있다.
KDB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취임사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많아 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읽어내기는 아직 어려우며 시장에 특별한 시그널을 주지는 않았다"면서 "사전질의서에서 이미 매파 우려가 나오기도 했고, 금융 안정에 대한 측면에서 단기에 급하게 정책 선회할 가능성이 적어 이에 대한 경계감은 적은 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총재는 지금은 중립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나 현재 단기부양적인 완화기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 "하반기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며 가계부채에 대해 한은이 어떻게 정책을 핸들링할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