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정체됐던 미국 기업의 투자가 올해 본격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연이어 나와 주목된다.
자본재 교체 주기가 수십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데다 워싱턴의 재정 정책의 불확실성이 크게 떨어졌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기업이 주머니를 열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
주요 기업의 현금 자산이 천문학적인 규모로 쌓인 점도 월가의 투자자들이 투자 확대를 기대하는 배경 중 하나다.
7일(현지시각) 골드만 삭스는 올해 기업의 비거주용 프로젝트 및 장비 투자가 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인 3.1%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UBS는 장비 투자가 올해 7.5% 급증하는 한편 내년 증가율은 1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 경기 전반의 생산성과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UBS의 머리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살아나는 한편 민간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기업이 투자를 늘릴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탠포드 대학의 니콜라스 블룸 경제학 교수도 “기업이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여건이 완벽하게 갖춰졌다”며 “2000년대 중반 수준의 투자 증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기업 투자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으면 내년 이후에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기업 투자 확대에 대한 전망은 이코노미스트 뿐 아니라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도 번지고 있다.
웰스 파고 펀드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제이콥슨 펀드매니저는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포착됐다”며 “특히 거설 관련 장비와 소프트웨어 섹터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49%가 올해 자본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21%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수치인 32%에서 대폭 감소한 것이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미국 비금융 기업의 현금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조64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8%에 달하는 현금 자산이 해외에 예치된 것으로 무디스는 파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