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수익형 부동산을 대표했던 주거용 오피스텔의 인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투자비용에 해당하는 매매가격 대비 주요 수입원인 임대수익의 비율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어서다.
오피스텔 매맷값이 떨어지는 것도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매맷값이 떨어지면 오피스텔을 팔 때 시세차익(자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도처에 널려 있고 공급도 계속 늘고 있다. 하지만 오피스텔의 공급 속도를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도 '풍요 속의 빈곤'이다.
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서울 지역 주거용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평균 5.6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8월 6%를 기록한 후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피스텔 공급이 늘자 임대수익은 줄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서울 주거용 오피스텔의 분양 물량은 5089실을 기록한 후 2011년 1만879실, 2012년 1만4067실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총 1만210실이 준공됐다.
주거용 오피스텔의 공급은 당분간 줄지 않을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에선 올해부터 3년 동안 5만5950실의 오피스텔이 공급된다. 한해 평균 약 1만8000실이 공급되는 것이다.
오피스텔의 공급과잉 현상은 투자자와 정부의 규제완화가 만들어낸 결과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집값이 떨어지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사람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았다.
매맷값이 싸고 임대수익률은 높은 수익형 부동산. 이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오피스텔이었다. 서울 여의도나 광화문을 포함한 도심에서 2억원 안팎이면 오피스텔을 매입할 수 있다. 급하게 처분할 때도 5억~10억원에 매매되는 아파트보다 거래하기가 수월하다.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하향세였지만 시중은행 정기적금 금리(연 2~3%대)보다 여전히 높아 수요자들을 끌어 들였다.
KB연구소가 내놓은 '2013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오피스텔 투자선호도(45.3%)는 아파트(37.9%)를 앞질렀다.
투자자가 오피스텔에 몰리자 정부는 규제를 완화했다. 지난 2010년 6월 오피스텔을 준주택으로 분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한 실에서 업무 공간이 70%를 넘어야 한다는 규제가 사라졌다. 욕실 설치 기준도 없어졌다. 5㎡ 이하 욕실 하나만 설치해야 한다는 규제가 있었으나 이를 폐지한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 2011년 전국 오피스텔 공급량은 2010년 보다 2.5배 늘었다. 서울에서도 공급이 2배 증가했다.
부동산114 임병철 연구원은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주택 수요와 오피스텔 관련 규제가 지속적으로 완화되면서 오피스텔 공급도 크게 늘었다"며 "공급과잉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자료:부동산114 |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