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기대를 모았던 인도네시아 총선이 반대로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유력 대통령 후보인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자카르타 주지사의 투쟁민주당(PDIP)과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기대보다 낮은 득표율을 보여 오는 7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러 정당들의 이합집산이 난무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선거가 PDIP와 민주당에게 모두 타격을 주었다고 10일(현지시각) 진단했다. 당초 27%의 득표율을 얻어 단독 대통령 후보 지명 기준을 넘길 것으로 기대했던 PDIP는 이보다 훨씬 낮은 19% 득표에 그쳤다. 지난 2009년 총선에서 20.9%를 득표율로 제1당에 등극했었던 민주당은 10%로 반토막이 났다.
조코 위도도 자카르타 주지사(가운데). [사진: AP/뉴시스] |
총선의 수혜자는 오히려 다른 곳에서 나왔다.
조코위의 경쟁자 중 한 명인 프라보워 수비안토는 이번 선거로 지지율을 높였다. 수비안토의 거린드라당(대인도네시아운동당)은 지난 총선보다 3배나 높은 12%의 득표율을 보이며 제3당의 자리에 올랐다.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인 수비안토는 대통령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슬람계 정당인 국민각성당(PKB)도 이번 선거에서 득세했다. 이에 따라 최근 PKB에 합류한 루스디 키라나 라이온에어 창립자도 주목 받고 있다. FT는 PKB가 지난 선거보다 두 배 가량 높은 9%의 득표율을 얻은 데 따라 키라나의 정치적 행보도 힘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인도네시아 민주주의'도 이번 총선의 승리자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 주변국들이 부정선거 및 선거 무효 결정으로 논란이 가중된 반면, 인도네시아는 정당들과 국민들의 큰 불만이 표출되지 않고 자유롭고 공정한 분위기에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지난 2009년 기록했던 사상 최대수준 71%를 소폭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