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이 외환시장의 변동성 때문에 울상이다. 예측하기 힘든 환율 급변동으로 인해 이익이 깎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엇갈리는 행보로 인해 외환시장의 등락으로 앞으로도 높아질 것이라는 데 설득력이 실린다. 이 때문에 기업들 사이에 환차손에 따른 실적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사진:뉴시스) |
16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명품 패션 업체인 버버리부터 식품업체 네슬레까지 다국적 기업들이 환차손에 따른 이익 감소를 연이어 경고하고 나섰다.
환율 급변동은 이미 기업 이익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스포츠 용품 업체인 아디다스는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헤지하지 않은 데 따라 2013년 이익이 10억달러가량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통신 장비 업체 시에나 역시 지난해 브라질 헤알화가 13% 급락한 데 따라 1분기 이익이 600만달러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버버리는 3월 말 기준 6개월 매출액이 늘어났지만 환율 급변동으로 인해 이익이 예상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변동폭과 방향은 기업 경영자 뿐 아니라 월가의 트레이더까지 미리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커다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환 리스크를 감지하고 이에 대한 대처에 나서는 시점이면 이미 손실이 가시화돼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 일쑤라는 지적이다.
특히 상품 판매 영역이 전세계 시장에 분포한 기업들의 경우 커다란 리스크에 노출된 셈이다.
도이체방크 파비오 마다르 글로벌 외환 헤드는 “다국적 대기업들은 환 리스크에 얼마나 크게 노출됐는지 여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게다가 파악한 리리스크에 대해 50% 가량 헤지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실적에 커다란 타격을 입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헤지 영역을 확대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비용이 적지 않아 헤지 자체가 부담이다.
씨티그룹은 기업들 사이에 이머징마켓의 환율 변동을 헤지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계획을 접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전했다.
씨티그룹 샘 휴슨 북유럽 외환 영업 헤드는 “다국적 기업들이 딜레마에 빠졌다”며 “이머징마켓 통화 하락 리스크의 헤지는 고금리로 인해 캐리 트레이드와 맞물리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