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은행권의 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 경기 회복을 예고하는 청신호라는 기대가 번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융위기 이후 3조달러를 웃도는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던 은행권 여신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되찾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17일(현지시각) JP 모간과 씨티그룹을 포함한 6개 대형 은행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기업 여신이 전년 동기에 비해 8.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장기적인 경기 부진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성장이 가속도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기업 경영자들 사이에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 사상 최저 금리가 조만간 추세적인 상승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기업의 자금 수요를 높였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금융권의 1분기 실적이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서도 여신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모기지 대출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기업 여신이 늘어나면서 은행권의 대출 공백을 상쇄했다. 1분기 6개 대형은행의 총 여신은 2.8% 증가하는 데 그쳐 기업 여신 회복이 두드러진 사실을 반영했다.
US 뱅코프의 앤드류 체체레 최고재무책임자는 “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여신과 신용 거래가 상당히 활발하다”고 전했다.
수요 증가와 함께 은행권의 대출 요건이 크게 완화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10년 만기 대출의 고정금리가 1월 4.51%에서 지난달 3.89%로 하락했다.
대출 금리 이외에 기업 및 가계 여신 요건을 완화한 은행이 1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대출 요건을 강화한 은행은 전무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존 대니얼스 신용 상품 헤드는 “고객들의 재무건전성이 향상된 데 따라 여신 요건을 완화했다”며 “은행권의 여신 경쟁도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웰스 파고의 페리 펠로스 상업은행 헤드 역시 “민간 부문의 자금 수요가 전반적으로 강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특정 섹터나 업종이 아니라 전분야에 걸쳐 개선되는 조짐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자금 수요 증가는 고용 및 투자 확대로 이어질 여지가 높은 만큼 실물경기 회복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자금 수요를 늘리는 데 일조했다고 판단했다. 2015년 하반기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올해 하반기까지 여신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