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SC, 씨티 삭감폭 크고 우리, 외환 늘어
기업, 지난해 이어 은행권 유일 1000억대 광고비
국민, 광고선전비 따로 공시 안 해
[뉴스핌=노희준 기자] 지난해 수익성 감소에 시달린 은행권이 광고선전비도 6% 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를 보거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KDB산업은행, 한국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의 삭감폭이 컸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1000억원대로 가장 많은 광고선전비를 썼다.
2012년, 2013년 각 은행 광고선전비 현황 |
감사보고서에서 광고선전비를 따로 공시하지 않은 KB국민은행을 제외한 15개 은행의 평균 광고선전비는 313억5100만원으로 19억원 가량이 줄었다.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에 따른 비용 절감 차원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13년 만에 적자를 맞은 산업은행이 광고선전비 182억2000만원을 집행, 44%를 삭감했다. 지난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SC은행은 153억900만원으로 35% 줄였고, 올해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씨티은행 역시 96억9700만원으로 31%를 없앴다.
이어 부산은행, 신한은행이 각각 11%, 전북은행 10%, 대구은행, 광주은행 6%, 하나은행 5%, 기업은행 2%씩 광고선전비를 적게 썼다.
반면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은 각각 397억8500만원, 482억2800만원으로 16%씩 광고선전비를 늘렸다. 경남은행은 80억2100만원으로 7%, 제주은행은 8억6000만원으로 4% 더 썼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012년에 비하면 지난해 광고선전비가 늘었지만, 2011년과 2010년에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과 2010년 우리은행 광고선전비는 560억7200만원, 684억9000만원이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에 편입된 후 외환은행 자체 광고선전비뿐만 아니라 '지주 공동 마케팅 비용'이 '지주 분담금' 명목으로 추가로 지출됐다"고 말했다. 지주 분담금 항목 때문이라는 설명인데, 지주 분담금이 얼마인지는 공개를 거부했다. 외환은행은 2012년 1월에 하나금융지주에 편입됐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841억8000만원을 사용, 2012년에 비해 거의 변함이 없었다.
특히 기업은행은 광고선전비를 2% 줄였지만, 금액 자체가 1016억2500만원으로 2012년에 이어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1000억원대 광고선전비를 썼다. 은행권 평균 광고선전비의 3.2배를 넘고 은행권 광고선전비의 22%를 차지했다.
집행금액순으로 보면, 기업은행, 농협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외환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 SC은행, 지방은행 순이다. (표 참조)
기업은행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중소기업 재원 조달을 위해 예전에 비해 광고활동을 많이 한 것은 맞지만, 실제로 통상적 의미의 홍보비는 590억원"이라며 "나머지는 중소기업과 개인고객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고 다른 곳이 지주와 홍보비를 분담하는 차원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