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머니마켓의 경기 낙관에 유럽중앙은행(ECB)이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지극히 저조한 경기 회복으로 인해 당분간 사상 최저 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추가 부양책을 저울질하는 상황에 머니마켓은 강한 회복에 대한 기대를 적극 반영, 은행 간 금리가 ECB의 정책금리보다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ECB는 어떤 형태로든 부적절한 시장 금리 상승이 가시화될 경우 대처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움직임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
6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유로존의 은행 간 여신 금리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ECB의 정책 금리를 넘어섰다.
유로존 은행 간의 1일물 무보증 대출 금리는 지난달 평균 0.25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3배 높아진 수치다.
특히 지난달 29일 은행 간 금리는 0.457%까지 치솟았다. 이는 ECB의 재할인율인 0.25%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3개월물 은행 간 금리인 유리보 역시 ECB의 정책 금리보다 10bp 높은 상황이다. 이는 ECB가 1조유로 규모의 장기저리대출(LTRO)를 시행했던 2011년 말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는 스프레드다.
이에 따라 기업과 가계의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여지가 높아진 한편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부작용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주 ECB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된 만큼 머니마켓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 방안이 모색될 것인지 주목된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아나톨리 애네코브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유로존 경제가 매우 점진적인 회복을 보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머니마켓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정책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에지 그룹의 애널리사 피아자 채권 전략가 역시 “최근 유로존 금융시스템의 변동성이 크게 상승했으나 그 원인이 분명하지 않다”며 “변동성 상승이 지속될 경우 ECB가 구두 개입을 포함한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ECB에 추가 금리 인하를 권고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한편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만큼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이번주 회의에서 ECB가 기존의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