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코스피는 1964포인트로 개장하며 전 거래일보다 4.75% 올라, 좋은 분위기로 출발했다. 연휴 동안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의 개선 분위기를 타는 듯 했다. 그러나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을 받으며 코스피도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외국인의 대량 선물매도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까지 더해져 낙폭을 더 키웠다.
결국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7.8원 내린 1022.5원, 코스피도 1.0% 내린 1939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 급락 이슈가 터질 때마다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 전차주 등 수출주는 어김없이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0.1%, 현대차 0.89%, 기아차 0.36% 등 소폭 하락했다. 장 막반 반발매수세가 유입된 덕분에 하락폭을 줄였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영업손실이 362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는 악재까지 겹쳐 4.17%나 내렸다.
외견상 수출주의 하락폭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외국인의 매매동향을 들여다보면 곰곰히 씹어볼 현상이 드러난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10개에 현대차, NAVER, 현대모비스, 삼성중공업, 삼성전자, 엔씨소프트, SK이노베이션, KCC 등이 순서대로 포함돼 있다.
반면 대항항공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1.09% 올랐고 8일에도 1% 이상 올라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대형건설주 중 누적된 손실을 한번에 털어내는 이른바 ‘빅배스(big bath)’를 한 대우건설, GS건설 등은 일부 조정 받기는 했지만 최근 주가가 오름세다.
이를 놓고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코스피 1910포인트가 PBR 1배 수준에 가까운 현 주가 수준을 저가 매수 시기로 보고 일부 종목들이 반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형주들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약화되고 있어 순매도가 증가하고 있다. 불황형 흑자에 따른 원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고 기업의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재료 가격 하향 안정과 함께 원화 강세로 인해 수혜가 예상되는 한전 등 유틸리티, CJ제일제당 등 음식료, POSCO 등 철강업종 등으로는 반대로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견조하게 유입되는 등 환율 변수를 중심으로 부분적인 포트폴리오 재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7109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1월부터 3월까지 총 3조 5127억원을 순매도했으나 4월에만 2조 8017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지난 4월 28일 이후 현재까지 다시 8676억원 누적 순매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