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008년 미국 금융위기로 대침체를 맞았던 선진국 경제가 마침내 ‘대안정(Great Moderation)을 맞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변동성이 크게 떨어진 한편 고용 지속성이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안정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사진:AP/뉴시스) |
8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선진 7개국(G7)의 국내총생산(GDP) 변동성이 올해 0.4%를 기록, 상당한 안정을 이룰 전망이다.
변동성은 지난 2010년 3%에 달했고 2008년 말 이후 지난해까지 평균 0.8%를 나타냈다. 올해 변동성은 과거 5년 평균치의 절반 수준은로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고용 역시 안정성이 크게 개선되는 추이다. 올해 고용 증가폭의 변동성은 0.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09년 1.7%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할 때 대폭 향상된 수치다.
거시경제 지표의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시장까지 영향이 번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마켓 리스크 지수는 지난 2일 마이너스 1.14까지 하락해 2007년 6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JP 모간 글로벌 FX 변동성 지수에 따르면 5조3000억달러 규모의 외환시장 역시 변동성이 7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골드만 삭스의 도미닉 윌슨 이코노미스트는 “실물 경기와 금융시장이 보다 정상 수준에 가까운 안정성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JP 모간의 존 노맨드 외환 헤드는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거시 경제 상황은 대안정 2기로 지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프린스턴 대학의 마크 왓슨 교수와 하버드 대학의 제임스 스톡 교수는 공동 집필한 보고서에서 미국 경기 동향의 변동성이 크게 떨어진 사실을 집중 조명하고, 이 같은 현상을 ‘대안정’이라고 지칭했다.
미국 금융위기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침체를 맞으면서 안정성이 무너졌지만 최근 미국을 필두로 선진국 경제가 과거 1987~2007년 장기간에 걸쳐 이어졌던 대안정을 되찾았다는 의미다.
미국 금융위기 이전의 안정이 회복된 배경과 관련,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이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 보다 나은 기능을 이행하고 있고, 유통 채널 및 재고 관리의 효율성 개선에 따라 제조업의 변동성이 낮아진 한편 경제의 무게 중심이 수요 민감도가 낮은 서비스업으로 옮겨간 데 따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금융권에 대한 규제가 한층 강화된 데 따라 값싼 유동성에 대한 경제 성장 의존도가 낮아졌고, 이는 성장의 안정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