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골드만 삭스부터 씨티그룹까지 월가의 투자은행(IB)이 중국 증시에 백기를 들었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제18기 3중전회에서 확정한 시진핑 체제 개혁 방안이 중국 증시의 강한 상승 흐름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
(사진:신화/뉴시스) |
1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항셍중국기업지수는 개혁 방안이 발표된 지난해 11월18일 이후 13% 하락했다.
이는 79개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특히 MSCI 월드 인덱스가 같은 기간 4% 상승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당시 골드만 삭스는 중국 주식의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릴 것을 주문했다. 시진핑 체제의 경제 개혁이 올해 중국 증시를 20%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크레디트 스위스 역시 개혁안 발표 직후 투자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증시 가운데 중국 증시를 ‘톱픽’으로 꼽았다.
씨티그룹도 개혁안이 중국 경제의 고성장에 크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단기적인 고성장에 무게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투자자들이 이를 가격에 적극 반영하면서 주가는 하락 압박을 받았다.
에드먼드 드 로스차일드 애셋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고드 펀드매니저는 “중국 정부가 어떤 내용이 개혁 방안을 발표하든 투자자들 사이에는 비관론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UBS의 패트릭 호 리서치 헤드는 “중국의 개혁안에 대한 기대가 경제 지표 부진에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부동산 경기 하강과 위안화 평가절하 역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신규 주택 건설이 1~4월 사이 22% 급감했고, 산업생산이 후퇴하는 등 중국의 실물경기는 뚜렷한 후퇴를 연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의 하락 리스크에 경계감을 보이고 있고, 당분간 주가 변동성 역시 커질 것으로 시장 전문가는 내다보고 있다.
CLSA의 프란시스 청 애널리스트는 “이른바 차이나 드림의 개념이 보다 빠른 개발에서 삶의 질적인 부분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중국 경제는 과도한 부채와 과잉 설비, 과잉 투자 등 해결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가 산적한 상황이며 당장 성장을 이끌어낼 동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