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이 러시아에 가한 경제제재는 '무용지물'인가?
영국 에너지기업 BP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즈네프트와 셰일오일 개발과 관련한 거래를 체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BP는 로즈네프트 지분 19.7%를 갖고 있다.
로즈네프트 이고르 세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IEF) 폐막행사에서 BP와 셰일오일 개발에 관한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한 후 "미국의 제재가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친 CEO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이유로 지난달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됐던 인물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IEF) 로고 |
이번 포럼에는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유럽 기업의 CEO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는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한계가 있었음을 은연 중에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참석자 중에는 BP 밥 더들리 CEO 외에 네덜란드·영국계 석유회사 로열더치셸의 벤 반 뷰르덴,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의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의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 등이 얼굴을 비쳤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국 기업들에 IEF에 불참할 것을 권고했다.
우크라이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 주요 행사인 IEF에 참석할 경우 부적절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FT는 "포럼에 참석한 유럽 기업들은 미국의 경제제재에도 러시아와 사업을 계속할 의사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기업과 협업 관계를 유지해오던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될 경우 러시아 쪽 파트너 기업과 관계가 뒤틀릴 것을 우려해 왔다.
앞서 BP 대변인은 "우리는 로즈네프트에 기꺼이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에서 성공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자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