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상장 종목 가운데 재무건전성이 떨어지는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우량 종목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이들 종목의 펀더멘털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 투기적인 매수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사진:AP/뉴시스) |
27일(현지시각)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재무건전성이 낮은 이른바 ‘부실’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연초 이후 8%를 넘어섰다. 또 지난 2011년 말 이후 이들 종목의 상승률은 94%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상승률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강세장을 이끈 스몰캡과 생명공학 섹터를 앞지른 수치다.
이와 관련, 골드만 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주식 전략가는 “현재로서는 기업 재무 부실이 주가 상승을 전혀 가로막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경기가 향상되는 만큼 레버리지가 높은 기업이 선방할 것이라는 기대가 깔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부채와 자산 대비 이익 등 주요 지표를 기준으로 상장 종목 중 최하위권에 해당하는 50개 기업의 주가가 연초 이후 8.3% 올랐다.
이에 반해 재무건전성이 가장 강력한 최상위권 종목은 같은 기간 3% 상승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사이 주가 상승률 역시 부실 기업이 26%를 기록, S&P500 지수 상승률인 15%를 크게 웃돌았다.
이들 부실 종목은 연방준비제도(Fed)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쏠쏠한 수혜를 입은 셈이다.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틈을 타 정크 등급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지난해 3800억달러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운 것.
올들어 정크본드 발행 열기가 다소 식었지만 여전히 월 평균 295억달러로 최근 4년간 평균치에 비해 13% 높은 수준이다.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존 카리 펀드매니저는 “재무건전성이 낮은 하이일드 본드에 대한 투자 수요가 탄탄하다”며 “실제로 이들 회사채에 단기 트레이딩 하는 이들이 쏠쏠한 차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BNY 멜론 웰스 매니지먼트의 제프 모티머 매니저는 “IT 섹터의 조정으로 일정 부분 투자자금이 가치주로 옮겨갔지만 투자자들은 이들 종목의 주가에 지겹다는 표정”이라며 “조만간 다시 모멘텀 종목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