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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낮은 글로벌 금융시장, 과연 안전할까

기사등록 : 2014-05-2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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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금융 불안으로 VIX 위험신호 기능 무뎌져"

[뉴스핌=김성수 기자] 변동성 지수가 급락했다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일명 '공포지수'라고 불린다. 앞서 VIX는 지난 23일(현지시각) 11.36포인트에 거래되며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후로도 VIX는 12를 밑돌면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변동성이 낮다는 것은 곧 시장 가격이 현재 수준을 벗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 가격 변화가 적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현 상황에 안주하며 관망하게 되고, 시장 거래량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재인용]
VIX가 최저치를 기록한 날 S&P500지수는 1900.53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이날 거래량이 14억1900만달러에 그쳤기 때문에 전체 시장심리를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존 나이아라디(John Nyaradi) 마켓워치 칼럼니스트는 "최근 뉴욕 3대 지수 중 다우지수의 증가폭이 나스닥과 S&P500에 비해 둔화되고 있다"며 "이는 시장 거래량이 줄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S&P500가 기록한 신고점이 차트상으로 삼중천장형(Triple Top)의 세 번째 꼭지였다는 사실도 향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중천장형은 차트에서 높이가 같은 세 개의 고점이 형성된 후 지지선을 하향 이탈하며 생기는 전환 패턴을 의미한다.

나이아라디 칼럼니스트는 "시장은 결국 변동성 장세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현 상황에 지나치게 안주해서는 곤란하다"고 언급했다.

데이비드 테퍼 아팔루사 매니지먼트 회장도 "꼭 매도를 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흥분해서도 안된다"며 투심이 과열되는 상황을 경계했다.

일부 전문가는 투자자들이 위기에 둔감해지면서, 기존에 VIX가 갖고 있던 위험신호 기능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VIX 지표의 위험 민감도가 이전에 비해 약화됐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각종 금융 불안이 수차례 나타나고 사라지길 반복했다. 그 결과 새로운 금융 불안이 나타나도 예전보다 강도가 세지 않으면 변동성이 미미하게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부장은 "최근 VIX가 하락했다 해서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도 감소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며 "(오히려) 시장이 급등락할 여지가 적다고 믿는 투자자들 기대를 (단순히) 반영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렀던 것이 우려할 일인지는 전문가들마다 다른 시각을 보였다.

맥밀란 어낼러시스 코프의 래리 맥밀란 회장은 VIX지수가 하락한 것이 꼭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그는 "큰 시장 흐름을 보면 변동성에 일정한 방향성이 나타나지 않는 한 주가는 계속 상승해왔다"며 "최근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매수하고 있으나, 이는 일종의 투자 역발상"이라고 설명했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풋옵션을 매수하는 세력이 많아지는데, 최근 이러한 흐름은 시장 컨센서스를 뒤집는 투자 패턴일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김용준 부장은 변동성이 장기간 낮게 유지될 경우 그만큼 시장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변동성이 오랫동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 과도한 레버리지 거래가 나타나면서 시장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또한 (낮게 유지되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때, 국제 금융시장 각 영역에 예기치 못한 충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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