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신흥국 국채가격이 내년 상반기부터 반등(수익률 하락)할 것이라는 자산관리 전문가들의 컨센서스가 모아졌다.
19일 뉴스핌이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 2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3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설문조사 결과 42%의 응답자가 2015년 상반기 이후 신흥국 국채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저가매수 시기는 2014년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지난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면서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국가의 금융시장은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신흥국 국채 가격은 지난해 중순 이후 급격히 하락(수익률 상승)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신흥국 국채인 브라질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3월 중순 9.60%대에 머물렀으나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을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지난 6월에는 11%대로 상승했다. 이후 테이퍼링 시행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졌던 9월에는 12%를 돌파했다(9월 18일 기준, 12.06%). 실제로 자산매입 축소가 시작된 지난 12월에는 13%(12월 27일 기준, 13.23%)까지 올랐다.
◆ 신흥국 국채, 2014년 하반기 저가매수 기회 온다
전문가의 42%는 그러나 신흥국 국채 가격이 2015년 상반기부터 다시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제시한 저가매수 타이밍은 2014년 말 무렵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2015년 상반기로 보고 금리 인상 시그널이 나타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기 시작할 때 저가매수에 진입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박태동 글로벌 트레이딩총괄상무는 "올해 미국 테이퍼링이 끝나고나면 2015년 상반기부터는 금리를 올리 가능성에 대비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과정을 보면 막상 테이퍼링이 시작되면서는 시장에 충격이 없었는데 이전 6개월간 노이즈가 있었다"며 "금리를 올리기 3~6개월 전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시장이 조정 받을때 포지션 진입을 해야하지 않겠나 보고있다"고 판단했다.
신영증권 임정근 상품기획팀 이사도 "미국의 테이퍼링이 이제 시작되었으므로 본격적인 저가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시점은 아직지만 향후 테이퍼링이 종료되기 직전에 자원부국 국채 투자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3%는 2014년 상반기에 신흥국 국채가 반등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2016년 이후가 15%, 2014년 상반기 12%, 2015년 하반기가 8%를 차지했다.
◆ 저가매수 추천…브라질·멕시코·인니
전문가들은 신흥국 시장의 안정이 끝난 후 눈여겨 봐야할 대표적인 국가로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을 꼽았다.
채권시장 규모 자체가 크고 토빈세 폐지 등 외국인 투자를 위한 혜택이 제공되는 브라질이 전체의 22%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일단락되고, 물가도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전망에서다. 외환 보유액이 세계 6위 규모인 3600억달러 수준이라는 점, 양국간 조세협약을 통한 비과세 혜택도 투자추천 이유로 제시됐다.
이어서 미국 경기 회복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멕시코가 18%로 추천 국가 2위에 올랐다. 한화투자증권의 변동환 투자컨설팅파트장은 "멕시코는 미국 경기회복의 수혜국으로 높은 절대금리 및 환율 안정성이 기타 신흥국보다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으로는 15%의 응답자들이 인도네시아를 향후 채권투자시 저가매수 추천 국가로 꼽았다.
인도네시아는 여타 신흥국에 비해 안정된 정치 상황과 경제성장률 하락세 완화, 지난 10월부터 반락하기 시작한 물가상승률 등 투자 환경이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다.
동부증권 박유나 연구원은 "대선이 있는 7월까지 불확실성이 우려되지만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고 물가측면에서도 인도네시아 채권을 괜찮게 보고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신한금융투자, 삼성,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중개를 통해 브라질 채권에 투자할 수 있다. 멕시코 국채는 삼성증권이 유일하게 중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채는 아직 국내증권사에서 중개하지 않으나 현재 몇몇 대형 증권사에서 상품 도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