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의 국채 수익률이 200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그리고 벨기에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미국보다 낮은 상황이다.
국채 수익률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이들 국가의 투자 리스크가 미국보다 낮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사진:AP/뉴시스) |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상당히 높을 뿐 아니라 최장기 침체에서 온전하게 회복하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장의 속내가 드러난 결과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가 실물경기를 부양하는 효과 역시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지적이다.
3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유로존의 국채 수익률이 평균 1.43%까지 하락,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밀렸지만 이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은행권의 기업 및 가계 여신이 2년에 걸쳐 감소 추이를 지속하는 움직임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얘기다.
인베스텍 애셋 매니지먼트의 러셀 실버스톤 머니매니저는 “비현실적인 수준의 유로존 국채 수익률은 경기 전망이 지극히 어둡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구조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고, 유럽중앙은행(ECB)을 포함한 정책자들이 보다 적극적인 부양에 나설 것을 주문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핌코의 앤드류 볼스 최고투자책임자는 “감당하기 힘든 부채와 신용 경색, 여기에 인구 고령화까지 갖은 악재가 유로존의 성장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유로존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극심한 저금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HSBC의 스티븐 메이저 채권 리서치 헤드 역시 “유로존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실물 경기 회복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이는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저금리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눈덩이 부채가 줄어들지 않고 있지만 국채 수익률은 부채 리스크가 전혀 없는 수준으로 내리꽂힌 데 따라 주변국을 중심으로 회원국들이 구조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