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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냉각에 '약체' 중국 축구 벌벌

기사등록 : 2014-06-0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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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90%가 부동산기업, '생존위해 '축구매각'

[뉴스핌=조윤선 기자]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4일 앞으로 다가온 요즘, 중국에서는 프로축구 구단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프로축구 구단의 막강한 스폰서인 부동산 개발 업체가 시장 경기 침체로 산하 프로축구 구단 지분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 송유미 기자.

9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2001년부터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부동산 기업들이 너도나도 중국 유명 축구 구단의 투자자로 나섰다며, 올해 중국 프로축구 리그에 참가한 16개 축구 구단 중 90% 이상이 부동산 기업이나 관련 기업의 투자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4년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에 참가한 16개 클럽 중 광저우헝다(廣州恆大), 광저우푸리(廣州富力), 항저우뤼청(杭州綠城), 허난젠예(河南建業), 톈진타이다(天津泰達), 상하이선화(上海申花) 등 9개 클럽이 부동산 개발 기업의 스폰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관련 기업의 투자를 받고 있는 축구 구단까지 더하면 부동산 업체로부터 스폰서를 받는 축구 구단은 14개에 달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는 사실상 부동산 기업간의 축구 시합으로 불리고 있다고 중국 매체는 전했다.

부동산 업체 가운데 젠예그룹(建業集團)이 1994년 허난젠예 축구클럽을 창설, 1998년에는 항저우 뤼청 부동산이 축구 클럽에 투자한데 이어 올해 2월에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뤼디그룹(綠地集團)이 명문 축구 구단인 상하이선화에 1억5000만 위안을 투자했다.

주요 구단을 대부분 부동산 분야 기업들이 독차지 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 1위 알리바바그룹이 인터넷 업체 최초로 프로축구 투자에 나서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5일 알리바바는 12억 위안(약 1950억원)에 명문 프로축구 구단 '광저우헝다' 지분 50%를 인수키로 했다. 알리바바 마윈 주석은 이번 헝다구단 지분인수 이유에 대해  중국 축구  발전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중국 매체는 부동산 기업들이 프로축구 구단 투자를 통해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등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며 부동산 기업의 잇따른 프로축구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부동산 업체 헝다는 프로축구 구단 광저우헝다에 대한 투자로 적지않은 수혜를 입었다.

헝다그룹의 한 관계자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광저우헝다에 대한 투자금액 대비 수익이 1대 15라며 홍보 효과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프로축구에 투자하기 전인 2010년 전만 해도 헝다는 광저우에서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부동산 개발 업체 중 하나였다.

하지만 3년 후 헝다는 중국 축구팬들 사이에서 중국 대표 축구 구단으로 이름을 알리며, 2013년 그룹 매출액이 1004억 위안(약 16조원)으로 1000억 위안을 돌파했다. 2009년 헝다의 매출액은 303억 위안(약 5조원)에 불과했다.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 기업연구소와 칭화(清華)대학 부동산연구소 등 전문기관이 설립한 '중국 부동산 TOP10 연구팀'의 통계에 따르면, 헝다그룹이 프로축구에 투자한지 8개월 후 브랜드 가치가 업계 1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헝다그룹의 가치는 80억1600만 위안으로 2009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헝다그룹은 최근 몇 년간 축구에 20억 위안(약 325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부동산 기업들이 지난 몇 년간 부동산 시장 활황과 함께 프로축구 투자에 열을 올렸지만, 최근들어 부동산 경기 불황이 심화되면서 축구 구단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헝다가 광저우헝다 지분 50%를 알리바바에 매각하기 앞서, 2011년 말 뤼청그룹 쑹웨이핑(宋衛平) 회장도 축구 구단 지분 매각 의사를 표출했다. 당시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그룹 내부적으로 자금난이 가중된데 따른 조치로 전해진다.

헝다그룹 쉬자인(許家印) 회장은 알리바바에 50% 지분을 매각한데 그치지 않고 다시 40%의 지분을 발행, 20곳의 우량 투자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었을 때는 프로축구 투자가 홍보 수단으로 활용됐지만, 근래들어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업체에 축구 구단은 매각 대상 1호가 되고 있다"며 "부동산 기업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부동산 자본을 배경으로 성장한 중국 축구 구단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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