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금융위원회가 이달 발표하는 '금융규제 개혁 종합대책'에는 파생상품시장과 관련, 업계가 요구했던 규제 완화 핵심 대책이 죄다 빠질 전망이다.
옵션 승수 인하, 주식워런트증권(ELW) 호가 제한 폐지는 물론이고, 상품 다양성 차원에서 도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였던 '미니선물'의 도입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업계가 요구하는 방식의 완화책은 파생상품시장의 개인 투자자 참여 확대를 가져와 당국이 그리는 '기관 중심의 파생시장'을 가져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현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10일 "(옵션)승수를 다시 낮춰주고 미니상품(을 도입하고), ELW 규제완화 하는 것은 기본적인 우리 파생시장의 철학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으로 (규제완화 방안이)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히 난망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옵션 승수 인하, ELW 규제 완화 등은 제외하더라도 변동성지수선물, 미니선물, 상장지수채권(ETN), 장기국채선물 등의 신상품을 도입하는 데 금융당국이 호의적이라고 보고 있었다.
하지만 코스피200선물의 거래단위를 10분의 1수준으로 낮춘 미니선물 도입 역시 당국이 그리는 시장의 기본 방향과 맞지 않는 정책으로 언급되는 것을 보면 당장 도입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그리는 파생시장의 모습은 이렇다. 파생상품시장은 1차적으로 기관이 현선물의 다양한 거래를 통해 위험을 헤지(회피)하는 시장으로 기능을 해야 하고, 부차적으로 투기성 거래 부분의 경우 파생 거래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는 전문투자자의 참여로 제한돼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그러면서 "승수를 낮춰달라, 미니상품(선물)을 허용해 달라 등은 다 '개미'가 들어가기 좋게 진입 문턱을 낮춰 달라는 것"이라며 "더 많은 개미가 들어오도록 (길을) 터주고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오도록 하는 것은 정부가 추진할 방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생시장 거래량 위축에 대해서는 "거래량이 몇 년 전 세계 1위에서 지금은 얼마로 줄었다고 하지만, 거래량 세계 1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그건 정책목표가 아니다"라며 "이 과정에서 무수한 개미가 전사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는 지난 2011년 거래량으로 전 세계 거래소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2012년 5위로 떨어진 후 지난해는 9위까지 추락했다.
금융당국은 2012년 ELW 초단타 매매자(스캘퍼)에 대한 대응책 등으로 유동성공급자(LP)호가제한 제도를 시행했다. 이는 증권사 등 LP가 제시하는 매수와 매도호가 차이를 8~15%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이후 개인투자자는 ELW시장을 대거 이탈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코스피200 옵션승수 5배 인상 등의 규제를 도입했다. 코스피200 옵션의 최소 거래 단위 가격을 기존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린 것이다.
앞서 전날 신제윤 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서도 금융투자업계의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방안과 관련, ELW 호가 제한 등에 대해서 "건전성 문제라 그 부분은 건드리기가 아직은 좀 (그렇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