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주택 보유수에 상관없이 임대소득이 2000만원 아래면 분리과세가 적용될 전망이다. 14% 세율의 분리과세는 이르면 오는 2017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2.26 전월세 대책'과 보완책이 대폭 손질됨을 의미한다.
11일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의 평가와 바람직한 세제 방안' 토론회에서 "주택 수 차별을 폐지하고 2000만원 기준으로 분리과세 하자는 방안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2000만원"이라며 "이와 동일하게 임대소득이 2000만원 아래면 분리과세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택 수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후퇴함을 의미한다. 정부가 당초 마련한 방안은 2주택자는 월세 임대소득 2000만원을 기준으로 14% 단일 세율을 적용하고 3주택자는 임대소득 2000만원 기준과 상관없이 종합과세한다는 것이다.
안종범 의원은 전문가와 시장 의견을 반영해 주택 임대소득 과세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건설업계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차별을 두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
2000만원 임대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적용은 이르면 오는 2017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주택 임대소득 분리과세를 2년 동안 비과세하겠다는 '3.5보완책'이 3년으로 연장됨을 의미한다. 정부는 '2.26 전월세 대책' 발표 후 주택시장에 혼란이 일자 분리과세를 2년 유예해 2016년부터 적용한다는 보완책을 내놨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국토부 김재정 주택정책관은 "비과세 기간에 대해선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시장 불안을 줄이려면 비과세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다만 2주택 보유자 전세보증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선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 과세 원칙에 어긋나고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서울시립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 원윤희 교수는 "주거 서비스가 생산되고 전세 보증금으로부터 소득이 창출되는 것은 확정된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과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과세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주택 월세 소득 과세와의 형평성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우선 과세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고 소득 공제하는 대안을 제안했다.
원 교수는 "간주 임대료(전세 보증금을 은행에 넣었을 때 발생하는 이자를 소득으로 환산)를 과세하되 간주 임대료에 대해 소득 공제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한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조만 교수도 "조세 원칙에 따라 전세 보증금으로부터 나오는 이득을 과세하자고 결론이 나면 사후 공제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토론회 의견을 종합해서 관련 세법 개정안을 이달 발의할 예정이다. 안 의원은 "의원 입법 발의 형태로 법안을 다룰 예정"이라며 "정부가 제시한 세법 개정안을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