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5일(현지시각)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이후 유로존 자금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마비 증세를 보였던 유동성 흐름이 뚫리기 시작한 것. 은행간 자금 거래 증가가 두드러지자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아지는 상황이다.
(사진:AP/뉴시스) |
1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간 금리인 이오니아의 1주일물 스왑 이율이 0.005%까지 밀렸다.
지난달 22일까지만 해도 0.306%까지 치솟았던 스왑 금리는 ECB의 금리인하 이후 가파르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오니아가 하락한다는 것은 은행들 사이에 자금 거래가 그만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스왑 금리가 0.005%까지 떨어진 것은 은행들이 이자를 거의 부과하지 않고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은 자금 거래도 활기를 보이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는 밝혔다.
RBS의 하빈더 시안 채권 전략가는 “지난주 ECB의 금리 인하 효과가 자금시장에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시중은행의 하루짜리 ECB 예치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기로 한 데 따라 잉여 유동성을 묶어 둘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유니온 인베스트먼트의 루디거 커스 머니매니저는 “ECB가 앞으로 수년간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자들 사이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며 “자금 시장의 거래 장벽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채시장에서도 이른바 ECB 효과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ECB의 통화정책이 미국이나 영국 등 주요 선진국과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은 이에 따른 파장을 저울질하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다.
단스케 방크의 앨런 본 메런 애널리스트는 “ECB의 금리인하 및 장기저리대출(TLTRO) 프로그램에 따른 수혜를 겨냥하려면 5년물 국채가 가장 유망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ECB가 첫 금리인상 시기를 가능한 한 뒤로 늦출 것”이라며 “이는 단기물이나 장기물보다 5년물 국채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