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중국과 영국이 140억파운드(약 24조2860억원) 규모의 경제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17일(현지시각) BBC방송 등 외신들은 영국을 방문 중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와 금융 부문을 핵심으로 한 26개 경제 항목 협의안에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정상회담 후 성명을 발표 중인 리커창 중국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출처:AP/뉴시스] |
캐머런 총리는 "영국은 유럽 국가 중 중국의 투자 자본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라며 "최근 18개월 동안 영국에 진행된 투자가 과거 30년간 진행된 것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도 "영국은 중국의 중요한 파트너로 향후 협력 및 우호 관계를 강화해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영국은 선진국으로서, 중국은 최대 개발도상국으로서 협력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기업 간 투자 협력 방안도 발표됐다. 영국 에너지회사 BP와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20년간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하는 118억파운드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최대 민영은행인 민생(民生)은행은 15억달러를 투자해 영국 런던에 유럽 지역 본부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중국개발은행(CDB)은 영국의 차세대 인프라 사업인 고속철과 원전 건설에 참여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중국건설은행(CCB)은 런던에 처음으로 위안화 청산·결제 거래소를 설립키로 했다.
거래소가 설립되면 투자자들은 홍콩을 거치지 않고 바로 위안화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영국이 역외 위안화 거래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총리의 이번 만남을 통해 지난 1980년대 이후부터 지속됐던 중국의 영국산 소고기와 양고기 수입금지 조치도 해제됐다. 이에 따라 1억2000만파운드 규모의 시장이 개방된다. 중국은 영국의 고속철과 원전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영국은 중국에 자국의 첨단기술을 지원하고 기업 진출을 장려키로 약속했다.
또한 중국 관광객과 기업인에 대한 비자발급 규정을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제한적으로 허락해왔던 유럽 비자 신청서와 동일한 양식으로 곧바로 영국 비자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전 중국인에게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인이 24시간 내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신청제도가 오는 8월 중 도입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