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선택은 파격 대신 균형감각을 갖춘 개혁이었다. 조직의 안정과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하면서도 비정상적 부분들에 대해서는 정상화를 도모했다.
이 총재가 취임 당시부터 밝혔던 '오랜 기간 쌓아 온 실적과 평판'을 가장 중요한 인사의 기준으로 적용했다는 것이 한은 내부의 평가다.
18일 단행된 한은 정기 국실장급 인사에서 우선 눈에 띄는 점은 전임 김중수 총재 시절 임명됐던 신운 조사국장이 유임됐고 김민호 통화정책국장 역시 국제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국장 연임'에 성공한 점이다.
한은의 한 직원은 "실력으로 그 자리에 올라간 분들이란 것이 증명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중수 키즈'로 분류됐던 유상대 국제국장도 뉴욕사무소장으로 자리를 옮겨 사화(士禍)를 빗겨갔다. 많지 않은 나이를 고려하면 충분히 다음 기회를 노려볼 만한 자리다.
또 하나의 특징은 한직으로 분류되던 부국장들의 귀환이다.
지역통할실장에 강성대(前 기획협력국 부국장), 법규실장에 정길영(前 인사경영국 부국장), 국제경제부장에 박진수(前 조사국 부국장), 금융검사분석실장에 조희근(前 감사실 부실장), 국고증권실장에 전태영(前 거시건전성분석국 부국장), 외환업무부장에 하근철(前 국제국 부국장)을 각각 배치했다.
'김중수 지우기'도 일부 병했됐다. 김 전 총재 시절 승승장구했던 일부 인사들은 지역본부나 인재개발원, 본부 내 전문역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선 한은 직원은 "우리가 알던 한국은행으로 돌아간 느낌"이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또다른 한은 직원은 "어느 정도 개혁을 추구하면서도 조직의 안정과 인사의 예측가능성 등을 고려한 것 같다"며 "일부 직원은 성에 안 찰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꾸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인사 발표 직후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글을 통해 "당행 본연의 업무와 관련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데 더 이상 인사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서로를 믿고 배려하고 도와주는 조직문화를 되살려 나갑시다"라고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