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동남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제성장 불안 요소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면서 지난해 말 빠져나갔던 해외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가 되돌아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월 들어 현재까지 태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으로 유입된 해외 자금은 총 16억달러를 기록해 작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작년말 신흥국 경제 불안감으로 유출됐던 자금들이 다시 회복되는 모습이다. 작년 4분기 3국에서 빠져나간 해외 자금은 1999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42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태국은 작년부터 이어졌던 반정부 시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인도네시아도 성장 둔화 우려를 키워왔던 경상적자 규모가 감소세를 나타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작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3.3%를 기록했던 경상적자 규모가 올해에는 GDP 대비 2.5%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필리핀도 골칫거리였던 높은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2월 필리핀 물가상승률은 4.1%를 기록하며 6개월만에 둔화세를 보였다.
작년 봄 이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 변동 추이. [자료 : Thomson Reuters] |
지난해 급격한 하락세로 증시가 싸진 것도 자금이 다시 몰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세 국가의 증시는 평균 9.2% 상승했지만 여전히 작년 최고수준에 비해서는 9% 가량 낮은 수준이다.
태국 SET지수는 작년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테이퍼링을 시사하기 전까지 향후 12개월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5배였지만 현재 12.5배로 낮아졌다. 인도네시아 증시 PER 또한 16배에서 15배로 내려갔으며 필리핀도 21배에서 17배로 하락했다.
체비 체이스 트러스트 데이빗 로스 매니징 디렉터는 "작년 신흥국을 휩쓸었던 자금 유출은 무차별적"이었다며 이들 국가의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서 다시 자금 유입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