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러시아 증시가 이달 주요 이머징마켓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 랠리를 과시한 가운데 월가의 투자자들이 쓴웃음을 짓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근거로 보수적인 행보를 취한 사이 수익률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사진:AP/뉴시스) |
3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RTS 주가지수는 이달 12.1% 급등했다. 뿐만 아니라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러시아의 달러화 표시 회사채가 이달 6%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시장에서도 러시아는 두각을 나타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유로 해외 자금이 썰물을 이루면서 하락 압박에 시달렸던 루블화가 달러화에 대해 2.3% 오른 것.
이달 들어 러시아 금융시장의 커다란 반전에 차익을 챙긴 이른바 역발상 투자자는 많지 않다는 것이 월가 전문가의 판단이다.
금융업계 애널리스트는 뒤늦게 투자의견을 바꾸고 나섰다. JP 모간과 바클레이스가 투자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채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올렸다.
모간 스탠리와 소시에떼 제네랄 역시 최근 1~2주일 사이 러시아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의 선거가 별다른 마찰 없이 치러지자 러시아의 투자 자금 이탈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내다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러시아 자산시장이 상당한 강세 흐름을 연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머징마켓이 4개월에 걸쳐 반등한 사이 러시아가 랠리에서 소외된 만큼 뒤늦게 상대적인 손실을 만회할 것이라는 얘기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로버트 심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러시아의 자산시장이 다른 이머징마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석유 및 가스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투자 유망하다는 것이 월가의 평가다.
경계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바클레이스는 러시아의 중장기 경기 전망이 흐린 만큼 금융시장의 반등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