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신흥국 주식시장이 주 초부터 빠른 급락세를 보이며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불거진 신흥국 위기설 확산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주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가 급락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 여부를 결정 지을 통화정책회의까지 예정돼 있어 신흥국이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제조업 지표 악화 소식에 태국과 터키에서 이어지고 있는 정국 난항 등은 투자 불안감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문을 연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빠르게 후퇴하며 최저치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일본 증시 닛케이지수는 2.51% 밀리며 2개월래 최저치로 거래를 마쳤고, 대만 증시는 1.58%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1% 빠져 1월6일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홍콩의 항셍지수 역시 2% 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 주요국 역시 약세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오후 4시5분 현재 인도 증시는 1.61% 하락 중이고, 필리핀 주식시장 역시 1.54% 밀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2.69% 내리고 있다.
MSCI 이머징마켓지수 연초대비 추세[출처:MSCI홈페이지] |
시장 불안감을 보여줘 ‘공포지수’로 불리우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24일 하루 동안만 25%가 급등해 18.14로 마감됐다. 지난 한 주 동안 46% 올라 주간 상승폭으로는 2010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크레딧아그리콜 외환전략가 미툴 코테차는 “이머징 마켓 혼란 악화로 리스크 자산시장 전반이 타격을 입고 있으며, 당분간은 혼란이 누그러질 것 같지 않다”고 경고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신흥국 시장 불안이 일시적 상황에 불과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인터액티브브로커스 애널리스트 앤드류 윌킨슨은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건전한 만큼 시장 변동성 급등과 주가 하락은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며 변동성이 수 주 내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역시 지난 20년 동안 금융 위기 발생시 이머징 증시가 선진국보다 부진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동성 악화로 멕시코 페소 급락세가 연출됐던 1994년 데킬라 위기나 1998년 러시아 디폴트 위기 때가 그랬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한 해 동안 54%가 빠지며 선진국보다 12%p(포인트)가 더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