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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45) 웃음 잃은 식음료업계 공룡 와하하

기사등록 : 2014-06-2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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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다각화 삐걱, 경영 일선 빨간 신호등

[뉴스핌=조윤선 기자]  와하하(娃哈哈)는  캉스푸, 농푸산취안(農夫山泉) 등과 함께 음용수 시장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이다.  와하하는  '물 장사'를  기반으로 현재 종업원 3만명에 매출 13조원이 넘는  초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광천수(생수)로 잘 알려진 와하하 사내에 최근 미소가 사라졌다.  무엇보다 맹렬히 추진해온 사업다각화의 성과가 시원치 않고,  영업신장세와 회사 성장 동력도 눈에 띄게 약화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업계 안팎에서는 와하하에 대해 여러가지 부정적인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와하하는 얼마전 스모그 특수를 노리고  '산소수(富氧水 Oxygen)'를 출시했으나 일반 광천수와 뭐가 다르냐는 지적속에 허위광고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받아야 했다.   경영다각화 핵심 사업으로 야침차게 시작한 백화점 '와어우 플라자(WAOW PLAZA)'도 매출 부진때문에 수개월째 건물 임대료 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실정이다. 

2001년 시작한 와하하의 아동복 사업도 10여년이 지난 지금 매출액이 제자리 걸음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심지어는 와하하가 내부 임직원들에게 유통기간이 얼마남지 않은 자사의 영유아 분유인 '에디슨(愛迪生)'을 강매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전해졌다.

와하하 그룹은 2012년 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사업 다각화에 적극 뛰어들었다.

2012년 '와어우 플라자'를 오픈하면서 소매업에 진출했고, 바이주(白酒 고량주) 업계가 부진에 빠진 2013년 와하하는 바이주 사업에도 손을 댔다. 앞서 2010년에는 영유아 조제 분유 사업에도 발을 담갔다.

매출 감소세를 개선하고자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신사업이 줄줄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타 업종 진출이 오히려 와하하 그룹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주요 사업인 음료, 혁신부족으로 성장 둔화

와하하가 최근 몇 년새 타 업종에 활발히 진출한 까닭은 주력 사업인 음료 사업의 향후 성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음료시장에서 와하하는 시장점유율이 상위권에 드는 업체지만 혁신력 부족으로 최근들어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와하하는 영양음료, 과일우유 등 획기적인 상품을 개발해 중국 음료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로 발전했지만, 최근들어서는 경쟁사의 신상품을 베낀듯한 유사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중국 매체는 지적했다.

경쟁사인 캉스푸(康師傅)가 '마이둥(脈動)'이라는 기능성 음료를 출시해 히트를 치자, 와하하도 곧바로 기능성 음료인 '치리(啟力)'를 출시했고, 캉스푸의 배 과즙이 들어간 차음료 '빙탕쉐리차(冰糖雪梨茶)'가 인기를 끌자 와하하도 유사 상품을 시장에 내놨다.

와하하가 신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탓에 신상품에 대한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꼬집었다.

스모그 특수를 노리고 와하하가 야심차게 출시한 '산소수(富氧水)'. 사진 속에는 일반 광천수보다 산소 함량이 6~10배 높다는 광고문구가 실려있다.[출처=중화식품망(中華食品生意網), 바이두(百度)]
일례로 와하하는 '피얼차솽(啤兒茶爽)' 등 맥주맛 음료 상품을 신제품으로 출시했지만, 이 음료를 찾는 소비자층이 제한적이라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최근 와하하는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공기청정기, 마스크 등 스모그 관련 상품이 대세인 소비 트렌드에 따라,  산소함량이 높다는 '산소수'를 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실제 기능을 부풀려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주력 사업인 음료 사업이 부진하자 와하하 그룹으로서는 신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했다.

중국 산업연구기관인 중터우고문(中投顧問) 애널리스트 추이위(崔瑜)는 "와하하 그룹이 당초 사업다각화에 나선 취지는 장기적인 성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음료 사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이는데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업다각화 '삐걱'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한 신사업은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장기발전에 밑거름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와하하 그룹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래픽: 송유미 기자.
2010년 시작한 분유사업은 최근 와하하가 직원들에게 유통기간이 얼마남지 않은 자사 분유 '에디슨'을 강매하고 있다는 소문으로 몸살을 앓았다. 와하하가 곧바로 이를 부인하고 나섰지만, 이번 사건으로 와하하의 분유 사업이 순조롭지 않다는 것을 시장에 드러낸 셈이 됐다고 중국 매체는 전했다.

와하하는 2010년 5월 분유사업 진출 당시, 네덜란드의 한 유제품 업체와 제휴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에디슨 분유를 출시하면서 3년후 분유업계 상위 브랜드로 도약, 연간매출액 100억 위안(약 1조63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었다.

그러나 중국 분유업계에는 이미 허성위안(合生元)을 비롯해 OEM방식으로 분유를 생산하는 경쟁업체가 많았던 데다, 중국 분유시장은 듀멕스(Dumex), 애보트(Abbott) 등 수입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어 와하하의 분유 사업은 생각만큼 순탄치 않았다.

한 분유업계 관계자는 "사실 와하하 분유 제품을 아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며  "시장에서 10위~20위권 안에 드는 분유 브랜드 중에 에디슨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분유 사업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와하하는 2012년 백화점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당시 쭝칭허우(宗慶後) 와하하 회장은 앞으로 3년에서 5년 안에 중국 전역에 100개의 백화점을 오픈할 것이란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백화점 사업 진출과 함께 설립한 '와하하상업주식유한공사'를 5년내 증시에 상장시킨다는 목표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와하하의 1호 백화점인 '와어우 플라자'는 실적 부진으로 건물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수개월째 임대료가 밀리면서 와하하의 백화점 사업 제휴사인 부동산 업체 저어우즈예(浙歐置業)가 9일 매장 임대계약 취소를 제기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와하하는 와어우 플라자의 사업 포지셔닝을 '유럽 고급브랜드 정품 매장'으로 설정하고 중국 국내에 판매되지 않는 유럽 브랜드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도입한 브랜드 대부분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지명도가 낮은 제품인 탓에 매출이 부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객 동선과 상품 진열 등 백화점 경영에서 음료업체인 와하하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점도 사업 실패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와어우 플라자 사업이 신통치 않자, 와하하는 지난 4월부터 백화점 내부 공간 중 일부를 교육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센터 운영이 백화점 사업 본연의 포지셔닝을 망각하고 경영에 혼선만 가져올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2001년 시작한 아동복 사업도 10주년인 2011년 매출액이 2억 위안(약 328억원)에 그치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추이위 중터우고문 애널리스트는 "와하하의 사업다각화 실패 사례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며 "다원화 경영이라는 사업 구상에는 문제가 없지만 와하하의 사업 확장은 다소 급진적으로 확장 분야가 지나치게 분산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화점, 바이주, 교육 등 경험이 전무하고 자체 경쟁력이 없는 분야로 와하하가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할 때부터 이미 실패는 예견되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매출 1000억 위안 달성 '물음표'

1987년에 창립한 와하하는 올해로 27주년을 맞았다. 창립초기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판매하는 작은 학교 매점으로 시작한 와하하는 오늘날 중국 국민의 대표 음료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중국 음용수 시장에서 와하하는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터우고문에 따르면 2013년 중국 1·2선 주요 도시에서 와하하의 시장 점유율은 18%로 캉스푸(23%), 농푸산취안(農夫山泉 22%)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3·4선 지방 소도시까지 더하면 와하하의 중국 음용수 시장 점유율은 25%가 넘어 업계 1위가 된다는 분석이다.

2010년 쭝칭허우 회장은 3년내 연매출 1000억 위안(약 16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2013년 매출은 782억7800만 위안(약 13조원)에 그쳐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쭝 회장은 올해에는 매출 1000억 위안 목표를 꼭 달성하겠다는 강한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신사업에 관한 부정적인 소식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현실적으로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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